여권 유력인사들의 굿모닝시티 자금수수설을 둘러싼 음모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민주당과 청와대, 민당내의 신주류와 구주류, 그리고 신주류 내부에서도 서로를 동아일보 보도의 진원지로 의심하는 눈길을 보내거나 갈등을 부추기는 얘기가 난무, 뒤숭숭한 분위기다. 음모설에 역(逆)음모설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중앙일보는 18일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음모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신주류를 이간시키려는 것 같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유 수석은 "그런 얘기가 아니다"라며 즉각 부인했지만 음모설은 더욱 확산됐다. '노 대통령과 신주류의 이간질'로 보는 기류는 신당추진을 반대하는 당내 세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민주당 신주류는 돈을 받은 것으로 거명되는 인사들이 대부분 신주류 핵심이라는 점에서 노골적으로 구주류측을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주류측은 "구주류를 의심하는 것 자체가 음모론이고, 역음모론이다"고 펄쩍 뛰고 있다. 구주류의 한 의원은 발설자로 의심 받는 인사에게 "구주류 음모설을 퍼뜨리는 신주류 인사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주류 안에서는 검찰수사의 타깃이 되고 있는 정대철 대표의 '물타기설'도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가 검찰 소환을 받은 뒤 한 '대선자금 200억원' 등 폭로성 발언과 정 대표 측근들의 강성 기류를 정황으로 대고 있다. 동아일보가 자금 수수자로 보도한 김원기 고문은 이날 신당추진모임 대전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주류와는 상관없다"면서 "정 대표 주변의 일부 충성하는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더라"라고 정 대표 측근들을 직접 겨냥했다. 정 대표측은 그러나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그런 얘기야말로 정 대표를 죽이려는 음모"라고 말했다.
반대로 '신주류의 정 대표 제거설'도 한때 나돌았다. 정 대표쪽은 검찰 소환 사실이 공개된 직후 "여권 내부에 다른 실력자도 있는데 정 대표만 희생시키려고 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정 대표의 한 변호사는 이날 "지금 언론에 보도된 것은 잘못 알려졌다. 시간이 얼마 지나면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며 "다른 사람이 있는데 왜 이 양반만 뉴스 초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당 안팎에는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 사무실에 설치됐던 비밀카메라 녹화테이프에 자금수수설에 거명된 유력인사 4명중 한 명의 얼굴이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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