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합참은 17일 오전 경기 연천지역 비무장지대(DMZ)내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총격에 대해 계획 도발과 단순 실수 여부를 놓고 다각도로 분석을 하고 있다.북한군의 사격이 의도된 공격이라는 견해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DMZ내의 사격이 자칫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군이 총기관리를 매우 엄격히 하고 있기 때문에 실수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논거를 제시하고 있다. 4발 가운데 3발이 1,100m 밖 우리측 경계초소(GP) 옹벽에 정확하게 맞은 점도 조준사격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의 연장선에서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부각시키기 위해 총격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북한도 무력도발 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경고성 사격을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합참은 또 우리의 대응태세를 떠보거나 정전협정 체결 50주년을 10일 앞두고 정전체제 무력화를 노린 포석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면 총격이 단발로 끝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단순 실수에 의한 총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방대 김열수 교수는 "북한이 의도성을 가졌다면 해가 뜨기 전에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총격을 가하거나 우리측 응사 후 또 다시 대응을 했을 것"이라며 "GP 옹벽에 총알이 맞았다고 하지만 전방에서는 항상 총구가 상대를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에 의도적인 조준사격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군 고위 관계자도 "오전 6시께는 남북한 모두 야간 경계근무를 끝내고 병기를 점검하는 시간대로 점검과정에서 잘못 격발됐을 수 있다"면서 "또 기관총 4발로 긴장조성을 노린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우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한편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은 교전 발생 약 30분 뒤 공관에서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김종환(金鍾煥) 합참의장은 합참으로 직접 나와 대응조치를 지시했다. 김 의장은 "향후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측 피해가 없도록 방어조치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