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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25>"떠난 상사 신드롬"과 짱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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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25>"떠난 상사 신드롬"과 짱구들

입력
200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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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월급 주는 건 아니지만직속상사가 바뀌면 그 부서는 이를 중대한 변화로 받아들인다. 상사가 월급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하 직원들에겐 상사가 회사 다음이니까.

직속상사가 바뀌자 A는 열심히 자신의 업무 내용을 컴퓨터에 새삼스레 입력시키기 시작했다. 언젠가 한 번은 새로 온 상사가 각자의 업무현황을 물어올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직속상사가 바뀌고 나서 B는 바빠졌다. 그는 다른 부서로 떠난 상사를 더 자주 찾는다. 자주 찾을 정도가 아니라, 새로 온 상사의 거동이나 인간성이나 통솔 스타일에 대해서 아예 리얼타임으로 보고하는 것을 주업무로 삼고 있다. 새로 온 상사에 대한 칭찬이 그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C는 직속상사가 바뀌자 새 상사에 적응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떠난 상사에 대한 정의 표시도 잊지 않는다. 다른 부서로 좌천당해 간 전 상사를 1주일에 한 번쯤 찾아가 눈 인사를 한다.

D는 직속상사가 바뀌자마자 떠난 상사의 뒷통수를 향해 눈 흘기기를 시작했다. 하루 한 번 이상 새 상사에게 달라붙어 떠난 상사의 약점, 단점, 업무상의 하자 등에 대해 시시콜콜 일러바친다.

의리와 배신에 대한 그릇된 해석

좋은 회사와 좋은 상사 중 어느 것을 택할까? 회사는 좋은데 상사가 나쁘면 회사도 나빠 보인다. 반대로 상사가 아무리 좋아도 회사가 시원치 않으면 이 또한 직장인을 괴롭힌다.

더구나 대한민국 직장인의 무의식 속에 심어진 의리라는 감정은 떠난 상사에 대해서 무겁게 작용하는 수도 있다. 직속상사가 바뀌면, 떠난 상사를 자주 찾아가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예의상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떠난 상사를 찾아가 새 상사를 헐뜯는 것이 떠난 상사에 대한 의리라고 생각하는 짱구들도 있다.

위에서 B가 그런 타입인데 B처럼 노골적은 아니더라도, 의리에 관련된 그런 정서가 일반적으로 보급되어 있다. 새로 온 상사에게 급하게 적응하는 것을 떠난 상사에 대한 배신으로 아는 것은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인간적인 것도 아니다. 또 신입사원도 아닌 중견 직장인들이 의리와 배신을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인격적 미숙에 속한다.

떠난 상사와 떠난 애인

직원이 10명인 부서라면 A가 4명 정도 B가 2명 정도 반드시 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인간적이고 전형적인 샐러리맨인 C가 4명 정도. 떠난 상사에게 크게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 같은 D 스타일도 2명은 있다.

특히 전임자가 기질적으로 강성이거나 권위, 또는 먹이사슬 같은 것으로 압박 통솔을 했을 경우 B스타일의 짱구가 양산된다. 이럴 때는 사람을 바꾸는 것만이 외통수다. 만약 개혁성향이 강한 상사가 10명 가운데 10명을 다 바꾸려 한다면 그는 아무 일도 못할 것이다. 문제부서라면 10명 중 5-7명을 바꾸어도 심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는다.

상사는 직장인이 살면서 겪어나가야 할 인간상 가운데 하나일 뿐, 호불호의 감정을 가지고 대할 사람은 아니다. 상사는 연애상대도 아니고 결혼상대는 더욱 아니다. 새 상사가 오거든 업무적으로 그에게 적응하라.

전 상사를 찾아가 현 상사를 씹는 것이 전상사에 대한 의리나 애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추어 이하다. 떠난 상사와 떠난 애인을 혼동하지 말라. 떠난 애인의 뒤통수는 헤어졌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르니까.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장(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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