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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 / 구민회관 교양강좌 "속 알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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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프 / 구민회관 교양강좌 "속 알차네"

입력
2003.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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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대흥동 문화체육센터(구민회관). 평일인데도 지하1층 수영장에선 어린이들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을 치고 있고 2층 종합체육실에서는 배드민턴강좌가 한창이다. 바로 옆 소체육실에선 주부 20여 명이 에어로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각 구민회관에서 운영하는 교양강좌가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프로그램이 다양한데다 가격이 일반 학원보다 크게 저렴하기 때문. 시설이나 강사의 질도 전혀 손색이 없다.다양한 프로그램을 싼 값에

꽃꽂이나 요리 등 주부들의 전통적인 교양프로그램에서부터 어학이나 컴퓨터 강좌는 물론 스포츠 댄스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의 강좌가 개설돼 있다.

주민 4,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마포문화체육센터에는 문화분야의 경우 37개 강좌 64개반, 체육은 17개 종목 80개반이 운영되고 있다. 레고닥터 등 어린이 대상의 강좌만도 20여 개 40반에 이른다.

성북구민회관내 여성회관도 가족머리손질반, 옷수선 창업반 등 독특한 여성대상의 강좌를 비롯,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강좌, 유아를 위한 강좌, 어린이를 위한 강좌, 직장인을 위한 강좌 등으로 나누어 80여 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살빼기 특강'을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마포문화체육센터는 한달간 개인별 맞춤 트레이닝 등을 통해 체중을 줄이는 특강을 준비중이다.

수강료나 이용료가 시중의 30∼50%가량 저렴한 점도 인기를 끄는 비결. 마포문화체육센터 운영팀 정만호 대리는 "레고닥터의 경우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한 달에 10만원을 받지만 이 곳은 2만5,000원을 받는다"며 "교육 수준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포구 주민 손영희(47)씨는 "에어로빅을 시중의 거의 절반인 월 3만원에 이용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해 아들은 수영, 남편은 헬스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성북구 여성회관의 경우 수강생수가 지난해 1,000여명에서 1,700여명으로 대폭 늘었고, 마포문화센터도 문화프로그램 수강자가 지난해 200명에서 올해는 800명으로 4배나 증가했다.

도봉구민회관 직원 손수연(37·여)씨는 "일부 인기강좌는 접수기간이 되면 새벽부터 나와 줄을 설 정도"라며 "거의 모든 강좌가 매진사례"라고 말했다. 양천문화원 직원 박정은(24·여)씨는 "최근 경기가 나쁘다 보니 백화점 문화센터나 사설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던 주민들이 저렴하면서도 질이 괜찮은 구민회관 프로그램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좌 질 높이려 노력

수강료가 싸다고 강사의 질이나 강좌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북여성회관의 경우 3개월이나 6개월에 한번씩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강사와 강좌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 인기가 없는 강사는 교체한다.

이동희 운영팀장은 "강의 수준이 떨어질 경우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에 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매년 1회씩 외부기관으로부터 프로그램 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벌여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사료도 수강료를 일정비율로 강사와 나눠 갖는 배분제를 도입해 강사 스스로 강좌관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팀장은 "배분제를 도입하면서 수강생 수가 수강료와 직결되기 때문에 강사들이 강의 수준을 높이고 수강생들에 대한 서비스에도 신경을 써 강좌의 질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체육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최원영(36·여)씨는 "구민회관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이웃을 사귈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며 "구민회관이 삭막한 도시에 시골정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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