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쫄깃한 면발에 큼지막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가 있는 대접. 시원한 바지락 육수 국물 한 그릇 들이키고 난 후 흘러 내리는 땀방울의 개운함. 생각만으로도 입맛이 다시게 되는 이런 경험이 서울 삼성동 '황도바지락손칼국수'에서는 항상 가능하다.지난달 문을 연 이 집은 서울 길동과 잠실에서 일찌감치 명성을 얻은 황도바지락손칼국수의 3호점. 팬들이 넘쳐나다 보니 서울 강남으로까지 동진하게 됐다.
이 집 칼국수는 커다란 대접에 담겨 나온다. 2∼4인분까지 다양한데 4인분은 거의 세수 대야만 하다. 손님들은 무엇보다 바지락을 보고 놀란다. 바지락이 엄지 손가락 길이 만큼 커서다. 크면 적게 주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보기에도 많아 보이고 먹다가 질릴만큼은 된다.
바지락은 안면도에 붙어 있는 황도의 바지락 농장에서 가져온다. 모두 주인 정경진(45)씨가 직접 운영한다. 보통 3∼4년 된 성패(成貝)만 재료로 사용해 신선하다.
먹다 보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바지락은 원래 씹을 때 모래가 '바지락바지락' 씹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그런데 이 집에서는 이상하리 만큼 씹히는 경우가 없다. 바지락이 머금고 있는 모래를 빼내는 해감작업은 주인 정씨만의 노하우다. "머리 엄청 빠졌습니다. 포기할까도 생각했지요."
정씨는 "바지락 농장의 물때를 맞추고 끓일 때 온도조절을 잘 하는 방법 이외에는 가르쳐 줄 수 없다"고 말한다. 또 바지락 살점과 껍질을 연결하는 관자도 너무 쉽게 떨어진다. 영양의 보고라는 관자를 듬뿍 먹을 수 있는 기회다.
바지락과 다시마를 끓여 우러낸 육수 국물에는 청양고추 절임양념을 넣는다. 청양고추를 소금에 절여 약간 매콤하면서도 짭짤해 넣다 보면 자꾸 넣게 된다. 반찬은 겉절이 김치 한가지. 매일 담궈 씹는 맛이 사각사각하다. 해장으로 찾는 손님도 많지만 여자 손님들이 무척 좋아한다.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3층 빌딩인데 밤에 밖에서 보면 레스토랑이나 바 같다.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파란 조명이 무척 현대적이다. 1인분 5,000원. 부추 속을 넣은 물만두도 4,000원에 30개 가까이 나와 푸짐하다. (02)501―8316∼7
/박원식기자
맛★★★★☆ 분위기★★★★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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