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증시 침체 때 주가 안정 및 신뢰회복 차원에서 자사 은행주를 매입했던 전·현직 은행장들이 최근 주가 상승으로 높은 평가이익을 거두게 됐다.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자사주를 매입한 윤병철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 심 훈 부산은행장 등은 최고 6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들어 연초 대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2.32%는 물론, 3월 저점(3월17일) 이후 주가 상승률 38.47% 보다 크게 웃도는 것이다.
김승유 행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터진 직후인 3월 14일 최고 경영자(CEO) 개인자격으로 하나은행 주식 5,000주를 매입했다. 윤교중·이인수 부행장도 같은날 1,000주씩 사들였다.
하나은행 주가는 3월초 SK사태가 터진 후 주채권은행이라는 이유로 한때 7,900원대까지 추락했다.
김 행장은 당시 주가 하락이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한데다 SK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주식을 사들였고 4개월여 만에 주가는 1만3,850원까지 회복, 62.9%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윤병철 회장도 올 5월 29일 지주회사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다는 명목으로 1억9,000여만원의 사재를 털어 우리금융 주식 3만4,500주를 10차례로 나눠 사들였다.
평균 매입가격은 5,424원. 이후 우리금융 주가는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실적호전으로 30%나 올라 16일 7,000원대를 돌파했다.
윤 회장은 주당 1,576원의 평가이익을 얻어 차익만 5,400만원을 넘고 있다.
이밖에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도 3월 18일 조흥은행 주식 2,940주를 주당 2,555원에 사들여 16일 현재 60.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심 훈 부산은행장도 1월 2차례에 걸쳐 자사주 1,000주를 매입, 22.4%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기업 내부자거래정보 제공 전문 업체인 아이스코어(www.iscore.co.kr) 박성준 투자분석팀장은 "기업 가치와 내부 경영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CEO"라며 "CEO가 자사주를 산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주가 상승에 긍정적 신호가 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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