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자유연대, 한국동물복지회 등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결성된 8개 시민단체 모임인 동물보호시민연합 회원 150여명이 누렁이, 애완견 등 30여마리의 개와 함께 보신탕 문화 근절을 위한 '누렁이를 위한 가족문화 축제'에 참가했다.회원수 1만여명인 시민연합 공동대표 이원복(38·미술학원 원장·사진)씨는 "실험동물 보호 등의 문제는 세계 모든 동물단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지만 개고기 문제는 한국인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학창 시절 서울 신촌 기차역에서 잔인하게 개를 잡던 기억을 잊지 못해 대학 1학년 때부터 채식주의자가 돼 15년간 육류는 물론, 우유, 계란도 먹지 않고 있다는 이씨는 1999년 3월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개고기 양성화 법안을 국회에 상정한 것을 계기로 한국동물보호연합을 결성, 본격적으로 '누렁이 보호'에 나섰다. 이후 회원들을 이끌고 지난 4년간 매년 초복날을 전후해 '보신탕 문화근절 시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누렁이는 한국인들에겐 가족입니다. 도둑을 잡아 주고 주인이 오면 제일 먼저 반기고 어떤 경우에도 배신을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사실을 한국인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개고기 섭취가 고유한 전통 문화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씨는 "고유 문화 여부를 따지기 전에 외국인을 비롯, 많은 한국인조차 왜 개고기 문화를 질타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인 개를 먹는 문화는 어린이들에게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개고기 수출에 우려를 표시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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