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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 재정적자 사상최대 4,550억弗 예상/ 부시 재선가도 빨간불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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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 재정적자 사상최대 4,550억弗 예상/ 부시 재선가도 빨간불 켜지나

입력
200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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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은 15일 미국의 올 회계연도(2002년10월∼2003년9월) 연방재정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4,5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 같은 수치는 올해 2월 행정부가 예측했던 3,040억 달러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1992년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900억 달러도 훨씬 넘어서는 규모다.

이러한 추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8∼2001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흐름과는 크게 대비된다. 연방재정 수지는 부시(사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인 작년 회계연도에 1,5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기조가 무너졌다.

대선이 치러질 내년도의 연방재정 적자 상황도 비관적이다. 백악관은 내년도 적자를 올해보다 200억 달러 늘어난 4,750억 달러로 전망했다.

대규모 연방재정 적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4,352억 달러에 달한 무역적자와 맞물려 1980년대 후반의 '쌍둥이 적자'를 연상케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의회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가 감세정책 등으로 재정적자를 확대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적자규모가 "우려되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2008년이면 2,260억 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집권 후 재정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것은 경기침체와 전쟁비용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침체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시에서 걷어들이던 자본소득세 세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 전비도 재정적자에 큰 영향을 끼쳤다. 두 곳에 투여되는 비용은 연간 600억 달러로 추정된다.

백악관이 비록 2008년까지 적자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3,3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감세정책이 실시된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밝지 않다. 워싱턴 포스트는 16일 앞으로 5년간 누적 재정적자가 1조9,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재정 적자가 금리상승을 초래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상쇄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재정적자 보충을 위해 국공채를 확대 발행할 경우 채권공급이 늘고, 이것은 또 다시 채권가격 하락과 금리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낳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15일 경기부양과 디플레 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연방 단기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연방재정 적자에 따른 금리상승이 민간투자 확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분석가들은 1992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낙선에 재정적자가 한 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재정적자는 현 행정부에도 정치적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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