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하마터면 팀의 역적이 될 뻔했다.박지성은 이날 등번호 7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선발출장했다. 하지만 전반 8분쯤 대기심에 의해 스타팅리스트의 등번호와 실제 등번호가 다름을 지적받은 박지성은 벤치로 가 테스트 선수로 아인트호벤에 소속된 조원광의 21번 유니폼을 빌려 입고 경기에 나섰다. 21번으로 등록된 박지성이 실수로 자신이 다음 시즌부터 사용할 7번 유니폼을 입었던 것.
리듬이 끊긴 히딩크감독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아인트호벤 선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져 곧바로 상대 슈로트에 헤딩 선제골을 빼앗기고 말았다. 박지성의 잘못으로 내준 골은 아니었지만 동료들이 박지성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성은 후반4분 레안드로가 찔러준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친 뒤 쓰러지며 왼발슛,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박지성은 "나 때문에 선제골을 내준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팀 우승에 꼭 기여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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