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7월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서부 애너하임에 디즈니랜드가 문을 열었다. 만화영화 제작자 월트 디즈니가 세운 이 유원지는 300㎢의 테마파크를 포함해 개장 당시의 면적이 730.5㎢였으나, 점차 넓혀져 지금은 넓이가 920㎢에 이른다. 산타페 철도에 둘러싸인 이 대규모 놀이 공간 안에는 1890년대의 미국 타운을 재현한 '메인스트리트 USA'를 중심으로 '모험의 나라' '개척의 나라' '환상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 7개 구역이 테마별로 배치돼 있다.입장객들은 이 동화적 공간에서 열대 정글, 고대 신전, 서부 개척지, 증기선, 골드러시 등을 체험하면서 도날드덕, 미키마우스, 피터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만화나 판타지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디즈니랜드는 문을 연 이래 연인원 2억 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을 맞았고, 지금도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는다. 디즈니랜드의 성공에 고무된 디즈니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부근에 또 다른 테마파크를 세울 계획으로 땅을 사들였으나 그 꿈을 이루기 전에 작고했다. 그가 죽고 5년 뒤인 1971년에 문을 연 이 두 번째 유원지에는 디즈니월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디즈니의 테마파크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넜다. 1983년에는 일본 지바현(千葉縣) 우라야스시(浦安市)에 도쿄디즈니랜드가 들어섰고, 1992년에는 앵글로색슨 대중 문화에 대한 경계심과 적대감이 큰 프랑스도 파리 동쪽 교외 마른라발레에 유로디즈니랜드를 세웠다. 프랑스 정부는 디즈니랜드를 자국에 들이기 위해 스페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경제적 파급 효과라는 실익에 끌려 '문화적 굴욕'을 감수한 것이다. 일본과 프랑스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것은 미국 대중문화의 세계 제패를 새삼 확인시키는 사건이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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