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 중 귀향을 원하는 비율이 평균 10%에 불과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3일 발표됐다.이 조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 있는 사설 연구소인 '팔레스타인 정책·여론조사 센터'가 서안과 가자지구, 레바논, 요르단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귀향을 원하는 사람은 거주지역별로 요르단 5.6%, 서안과 가자지구 12.6%, 레바논 23.2%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54%는 이스라엘측의 보상과 주택제공을 전제로 귀향권을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지역별로 귀향 의사가 다른 이유는 현재 거주지역의 생활환경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귀향 의지가 높은 레바논의 경우 당국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취업권과 재산취득권 등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매우 불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귀향권을 포기할 수 없는 조건으로 주장해 왔다.
때문에 조사결과에 불만을 가진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매국적 조사"라며 연구소를 습격해 기물을 파괴했다. 고향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인은 현재 400만명에 이른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언론은 14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마흐무드 압바스 총리가 대 이스라엘 정책을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도부 내분 양상을 빚었던 두 사람의 화해로 아라파트 수반을 축출하려는 이스라엘측의 시도는 명분을 잃게 됐다. 영국도 14일 아라파트 수반을 축출해야 한다는 아리엘 샤론 총리의 주장을 거부해 아라파트에 힘을 실어 주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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