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선 나라의 발전상을 전후 세대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상무정신과 평화의 이미지를 조형물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2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마당에서 제막식을 가질 한국전 정전협정 50주년 기념 6·25 기념 조형물 제작을 이끈 조각가 신한철(45)씨는 응모 이후 3년 가까이 정성을 쏟아 부은 역작을 마지막으로 가다듬느라 분주하다. 6·25전쟁 조형물은 국방부가 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대형 사업으로 작품성과 상징성 등을 높이기 위해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등 6명의 자문역까지 동원됐다. 2000년 8월 국방부가 정전협정 50주년 기념 한국전쟁 조형물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한 신한철씨는 서울대 조소과와 건축과 동문이자 동료인 조각가 강진식씨와 건축사 김영기, 이기정, 이형욱씨와 머리를 맞댄 끝에 작품안을 만들어냈다.
2001년 12월24일 착공, 연인원 3만여명이 동원된 끝에 완성을 앞두고 있는 6·25 전쟁 조형물 중 기념탑(주조형물)은 31.5m 높이의 세형동검 모양의 2개 탑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 무게는 각각 13톤에 달한다. 신씨는 "청동검을 모티브로 생명수와 상무정신을 표현했고, 나무와 같은 이미지로 평화의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주조형물은 규모면에서 한국 최고로 알려졌다.
탑 표면에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부터 2003년까지의 우리국민의 생활사(史)가 부조돼 있다. 월남전 파병, 새마을운동은 물론 폭주족,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현대의 젊은이, 이산가족 상봉과 월드컵 등이다.
탑을 받들고 있는 기단인 '석그릇'은 정성과 기원을 상징하는 정화수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고 있다. 탑 양 옆으로는 저항과 항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군인, 유격대, 남녀노소 등 민초 38명의 모습이 담긴 4m 크기의 38개 조형물이 있고, 그 옆으로 참전 21개국 조형물과 이를 감싸는 연못을 설치했다. 그는 "경기 광주시의 작업실에서 우리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작품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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