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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 "댄스 오브 더 뱀파이어스"의 크로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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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의 브로드웨이 통신] "댄스 오브 더 뱀파이어스"의 크로포드

입력
2003.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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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뮤지컬사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배우를 말하라면 '오페라의 유령'의 마이클 크로포드를 꼽을 수 있다.크로포드는 15세의 나이로 무대에 선 뒤 지난 40여년간 끊임없이 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며 간간히 음반도 발표한 세계적 엔터테이너이다.

웨스트엔드에서 '오페라의 유령'의 가면을 쓴 뒤 뉴욕으로 건너와 '유령'으로 토니상을 거머쥔 이후로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설 기회가 없었던 크로포드가 지난해 10월 뮤지컬 '댄스 오브 더 뱀파이어스'(Dance of the Vampires)로 브로드웨이를 다시 찾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크로포드의 이름만으로 많은 팬들의 가슴은 설레었다.

그러나 이 뮤지컬이 크로포드의 경력에 있어서 최대의 오점으로 남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두 달간의 프리뷰를 거쳐 지난해 12월9일 브로드웨이 45번가의 민스코프 시어터에서 막을 올린 '뱀파이어스'는 독일산 뮤지컬로 대서양을 건너온 코믹 괴기물. 1997년 비엔나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이듬해 독일 IMAGE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를 '유린타운'의 존 란도가 연출을 맡아 미국 관객을 위해 일부 내용과 노래를 수정해 브로드웨이에 선보였다.

시대는 1880년. 할로윈을 앞두고 3일 밤 동안 뱀파이어와 그가 영생을 얻고자 재물로 삼는 사라, 뱀파이어 사냥에 나선 교수와 사라를 사랑하게 된 교수의 조수간에 벌어지는 얘기로 너무나 잘 알려진 노래 '토털 이클립스 오브 더 허츠'(Total Eclipse of the Hearts)가 타이틀 곡이다.

그러나 첫 공연이 끝난 뒤 혹평이 쏟아지더니 1,300만 달러의 제작비를 2달 만에 완전히 다 날리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전성기를 누렸던 크로포드가 얼굴을 드러내고 뱀파이어로 돌아와서는 완전히 망가졌다는 공연평은 그의 명예에 큰 먹칠이었다.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 부어 만든 무대는 정말 볼 만했지만 60의 나이로 무대에 선 크로포드가 소화한 어정쩡한 독일식 코미디는 미국과 영국식 코미디에 익숙한 관객을 당혹스럽게 했고 유령의 도도함과 절규를 기억하는 팬들로서는 배 나온 뱀파이어로 변한 그의 연기와 노래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결국 '뱀파이어스'는 프리뷰 공연 61회와 정식공연 56회 만에 다시 캄캄한 관속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이제 크로포드의 모습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는 좀처럼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

/브로드웨이 공연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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