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치' '물두꺼비' '민강도래' '옆새우'….청계천에 다양한 수서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3∼6월 청계천 수계의 생물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청계천에는 어류와 양서류, 수서곤충, 저서(底棲)동물 등 30종이, 정릉천에는 59종이 이미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측은 "청계천이 복원돼 유량만 확보되면 한강의 물고기가 거슬러 오는 등 대거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계천의 경우 오염되지 않은 상류 미복개수역인 삼청동천과 옥인동천에선 버들치, 물두꺼비 등 1급 수질 지표종을 비롯해 가재, 옆새우, 쇠측범잠자리 등 21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류엔 유량이 부족해 출현종수가 줄어들었으나 붕어 치어와 도롱뇽 유생 등 9종이 채집됐다. 복개구간인 광교·남산하수관로 부근엔 나방파리와 실지렁이 등 4종만이, 마장2교 지점에서는 물지렁이와 깔다귀 등 8종이 관측됐다.
자연하천수역인 정릉천의 정릉공원 지점엔 버들치와 물두꺼비, 가재, 다슬기, 강도래붙이 등 46종이 살고 있다.
6호선 고대역에서 나오는 지하수(하루 6,500∼7,000톤)가 유입되는 제2제기교 지점에서는 붕어, 애기물달팽이, 소금쟁이, 노란잠자리 등 16종이 관측됐는데, 특히 1급 수질 지표종인 버들치와 물두꺼비가 눈에 띄어 지하철 지하수 활용의 효용성이 확인됐다. 미도파 백화점과 청계천 합류지점에서는 배꼽또아리물달팽이, 거머리 등 9종이 관찰됐다.
조사 결과 청계천의 수질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미복개수역인 옥인동천과 삼청동천의 경우엔 0.7∼1.7ppm으로 1,2급 수질을 유지했지만, 복개수역인 광교·남산 하수관로는 100.8∼258ppm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정릉천의 경우 정릉공원안은 1급수질을 유지한 반면 지하수 유입수역인 3곳(제2제기교, 미도파옆, 하류합류 지점)에서는 3월 0.8∼1.1ppm, 6월 2.1∼3.8ppm으로 봄철에 비해 여름철에 BOD가 높았다.
청계천 및 정릉천 수계의 하상 토양에 대해 납, 수은 등 17개 항목으로 나눠 중금속 등 유해물질 오염상태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항목은 없었다.
배경석 수질부장은 "하류에서 유량이 부족한데도 붕어 치어와 도롱뇽이 채집되는 것으로 미뤄 평균 수심 30㎝ 가량의 청계천이 복원돼 물길이 중랑천과 연결되면 한강의 물고기가 거슬러 와 서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지하수를 활용한 하천에서도 다양한 생물서식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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