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공이 서로 교감하며 숨쉬는 곳.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일본 동북지방의 후쿠시마(福島)현은 천혜의 자연을 살려 조성한 도시다. 나카토리 아이즈 하마토리 등 3개 지방의 지형·문화·기후가 확연히 달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지방에 따라 화산지대 분화구 호수 바다 등이 펼쳐져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강원도를 합친 정도이며 일본에서 세번째로 넓다.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교감
골퍼들에게 여름 뙤약볕 아래 라운딩은 견디기 어려운 고역이다. 이 점에서 후쿠시마는 골프천국이다. 골프장 수가 많기도 하지만 한여름에도 서늘한 바람이 불어 쾌적한 라운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중심부에 자리잡은 반다이산(1,819m)은 호수와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어 스키 낚시 골프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반다이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60여개의 골프장이 밀집해있다.
시라카와CC의 36홀은 캐디코스와 셀프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굴곡이 완만해 부담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게 장점. 한 장소에서 두 코스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라운딩을 마친 후 향나무의 그윽함이 배어있는 펜션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해발 990m 고원지대에 펼쳐진 아르츠반다이메로웃CC는 여름 평균기온이 26도. 해안주변에도 10군데의 골프장이 있다. 남태평양을 내려다보며 라운딩할 수 있는 오나마하 스프링스CC는 후쿠시마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14번홀, 17번홀은 바다 건너에 그린이 있어 수평선을 향해 드라이브샷을 날리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골프장 근처에 해수욕장, 수족관 등의 시설이 있어 가족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최신시설을 갖춘 호텔과 바다가 보이는 노천온천도 인상적이다.
파도소리 들으며 노천욕 즐겨
후쿠시마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장마다 펜션 호텔 등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고 온천도 딸려있다.
계곡 물소리가 운치있는 아시노마키 온천은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예로부터 각기병과 눈병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곳이다. 수려한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고원의 온천,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시인들이 주로 묵었다는 료칸, 수영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신시설의 온천까지 약 200여개가 있다. 남태평양의 파도소리를 벗삼아 노천온천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8월엔 오오카와(大川)의 명물인 은어축제도 열린다.
료칸은 일반호텔보다 숙박료가 비싸지만 일본특유의 문화를 느끼고 싶다면 묵을 만하다. 온천욕을 즐긴후 일본 전통의상 유카타를 입고 녹차의 깊은 향을 음미할 수 있다. 일본 전통 다다미방에서 잠을 청하면 바람결에 솔향이 솔솔 풍겨오는 듯하다.
가족과 함께라면 후쿠시마의 작은 하와이 스파 리조트 하와이안즈도 가볼 만하다. 지금은 사스로 인해 외국인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거대한 돔에서 다양한 온천풀을 체험할 수 있다.
/후쿠시마=이승현기자 leesh30@hk.co.kr
● 가볼만한 곳
2000년 개관한 '아쿠아마린 후쿠시마'는 현이 직접 운영하는 해양박물관이다. 후쿠시마 바다의 특징인 태평양의 조류를 테마로 생명의 신비를 밝힌다. 해양생물은 물론 바닷속 지층까지 생생히 재현해 섬나라 일본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바닷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사육하기 어려운 학꽁치의 부화, 성장, 산란을 수조에서 진행한다. 세계 최초로 학꽁치 양식에 성공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공부를 위해 찾아온 학생들에겐 입장료(1만원 정도)를 받지 않는다.
1384년 축성된 쓰루가와(鶴城)성은 후쿠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성으로 1965년 재건됐다. 하늘을 향해 날갯짓을 하고 있는 학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에도시대 말기 내전때 성이 함락돼 수많은 양민이 학살당한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내부에는 당시 성주들의 유품들을 보관한 향토자료관이 있다.
쓰루가와성 회관에서는 그 옛날 사냥꾼들이 휴대용 도시락으로 먹었다는 향토요리 비빔밥을 맛볼 수 있다. 고추장을 넣지 않아 좀 밋밋하지만 담백한 맛을 좋아한다면 먹을 만하다. 별채 린카쿠에서는 녹차를 파는데 쓴맛을 덜어주는 찹쌀떡이 함께 나온다. 운이 좋으면 소년검객으로 유명한 백호대 검무도 감상할 수 있다.
● 여행 수첩
인천공항에서 후쿠시마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주3회 운항한다. 매주 화, 목요일에 출발하는 3박4일 54홀 골프상품(79만9,000원부터)과 일요일에 출발하는 2박3일 45홀 상품(59만9,000원)을 판매하고 있다. 후쿠시마현 관광연맹은 스키장이나 골프장을 이용하는 여행상품을 대상으로 여름, 겨울 각각 3개월동안 1인당 3,000엔을 지원하고 있다. (주)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션 (02)737-053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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