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식물을 보면서 무선 노트북으로 바로 자료를 얻고 보고서까지 작성할 수 있어 편해요."(6학년 조호준군)
"우리가 모르는 정보들이 많아서 지식을 얻을 수 있어요. 자료를 다 찾고 시간이 남으면 인터넷도서관 등에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아요."(6학년 신유라양)
최근 서울 휘경초등학교에서는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 모형 연구학교 보고회'가 열렸다. 이 학교는 녹색 칠판과 분필 대신 전자 칠판을, 책상에 앉아 화보를 보는 대신 야외 정원에서 현장학습을 하면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미래 학교'의 모습을 앞당겨 실천하고 있다. 교육과정부장을 맡고 있는 김동하 교사는 "세계적으로 수업시간에 무선 인터넷 노트북을 사용하는 유일한 초등학교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해 이같은 연구학교를 전국에 10여곳 선정했으며, 학교마다 4억원을 들여 각자 독특한 IT인프라를 구축, 운영토록 하고 있다.
이날 6학년 학생들은 원두막이 지어진 교내 자연생태 학습원에서 습지 식물을 관찰한 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을 이용해 관찰 보고서를 작성했다. 사회과 프로젝트 학습의 경우 '세계 속의 한국인'이라는 주제로 모둠을 지어 포털사이트 등에서 세계문화유산과 국가이미지 CF 등을 검색, 파워포인트로 자료를 작성한 뒤 교실에 있는 프로젝션 TV를 통해 내용을 발표했다. 이미 2년째 해오고 있는 작업이라 학생들의 소감도 '놀랍다' '신기하다' 수준을 넘어 첨단 학습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도서실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적절히 연계된 '지식정보화 교육센터'로 운영된다. 장서 2만여권에 컴퓨터 DVD 등이 갖춰져 있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음성기능이 지원되는 전자책 500여권이 탑재되어 있어 위인전 전래동화 등을 멀티미디어로 즐긴다.
7차 교육과정에서 표방하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지식정보화학교'의 특징이다. 7개 학급에 대한 진단평가를 통해 8개 수준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문제해결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10∼15명의 학생을 모아 기초단계부터 차근차근 지도한다. 흔히 교실 부족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 학교에서는 복도를 또 하나의 교실로 활용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3배 이상 넓은 복도에 컴퓨터 등을 구비했으며 영어만을 사용하는 '영어 전용구역'도 학년별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특히 1학년 복도는 유치원처럼 알록달록하게 꾸며 갓 입학한 어린이들이 학교라는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1, 2학년의 경우 바른생활과 수학 등을 한데 묶은 통합 학습이 이루어진다. 1부터 50까지 숫자의 순서를 익히는 수학의 단원과 자기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바른생활의 한 단원을 결합, 책꽂이 주변에 떨어진 책들을 순서대로 꽃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김 교사는 "연령 특성상 지적 능력이 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과목별 접근보다는 통합학습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꿈의 학교'를 만드는 데는 교사들의 남다른 노력도 필요하다. 임무영 교장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늘리고, 학습자료를 다양화해 아이들이 스스로 원리와 개념을 깨닫게 하며, 과학실이나 컴퓨터실 운동장 등 수업장소를 넓힌다는 세 가지 운영원칙을 교육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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