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5일 영국이 이라크전을 통해 형성된 미국과의 맹방 관계를 이용해 미국의 첨단 군사기술을 전수 받을 꿈을 꾸고 있지만 미국은 코방귀를 뀌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번 주 미국 방문에서 전투기의 소스 코드와 첨단 무기의 설계도 등 미 군수산업의 1급 비밀들을 영국측에 공개하도록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쟁 후 부시가 "영국인들이 보여준 지지에 어떻게 든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고,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과 냉랭한 틈을 타 유럽의 군사 맹주로 부상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BAE시스템즈 등 영국의 군수 업체들도 "지금이 아니면 한 세대 이상 앞서 있는 미국의 기술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정부에 강력히 로비를 하고 있다. BAE 등은 미국의 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 보잉 등 미국 업체와의 합병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등은 이 같은 영국의 움직임에 "유럽 하늘은 유럽이 지킨다는 약속을 저버리려는가"라며 질투와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꿈이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보잉, 록히드 마틴 등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방부와 국무부, 공화당의 매파가 "제 3국으로 기술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문제가 자칫 양국의 감정 싸움으로 변해 우호 관계가 깨질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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