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를 따라 서점에 들렀다. 친구는 돈을 내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대더니 이미 포장되어 있는 책을 들고 나왔다. 궁금해 영문을 물으니 2월부터 시행된 도서정가제 이후 서점에서는 전혀 할인을 받지 못하지만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10%나 할인 되기 때문에 인터넷 뱅킹으로 책값을 지불하고 직접 책을 찾아 온다고 말했다.친구의 말을 듣고 지나친 할인경쟁을 막고 장기적으로 양질의 출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한다던 도서정가제가 온-오프라인 통합 서점 이용자들에게는 대단히 번거롭다는 걸 느꼈다.
특히 한시가 급한 고시, 취업 준비생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험 전문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한 뒤 다시 오프 라인 서점에 찾으러 가야 하는 등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서적 유통구조의 난맥상이 바로잡힌다고 한다. 기쁜 일이다. 하지만 온-오프라인 통합 서점에는 이 제도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며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
도서정가제의 근본 취지를 다시 검토하여 온-오프라인 통합서점에서의 차별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해야 하겠다.
/유근상·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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