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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청량제 같은 음색 "기분 up"/4집 "세라핌" 발표 박 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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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청량제 같은 음색 "기분 up"/4집 "세라핌" 발표 박 혜 경

입력
200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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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발랄해서 기분이 좋아져요." "공기청정기 같아요." "때묻지 않은 느낌이에요."박혜경의 매력을 두고 팬들이 한 마디씩 한 말이다. 물론 "자그마하다"는 말도 빠지지 않는다. "여린 체구에서 어찌 그리 힘찬 목소리가 뿜어져 나오는지 궁금해요."

1997년 '더더'로 시작해 2000년부터 솔로로 활동하며 대표적 모던록 가수로 자리잡아 온 박혜경(30)이 4집 음반을 냈다. 'Delight' 'It's You' '주문을 걸어' '빨간 운동화' 등 앨범마다 수많은 히트곡이 쏟아져 나온 터라 이번 앨범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높다.

통통 귀에 튀는 탄산음료 같은 목소리

박혜경의 목소리는 한 여름, 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 난 후 마시는 사이다 같다. 그 청량함은 톡톡 귓가를 친다. 유치원생 목소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심한 코맹맹이 소리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끼게 한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두고 소속사인 일본 플랫비(Flat Be)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천사가 있다면 이런 목소리일 것이라고 극찬했다"며 쑥스러워했다. 앨범 제목인 세라핌(Seraphim)에 대해 설명하다가 나온 말이다. 세라핌은 세 쌍의 날개를 가진 인간의 모습과 가장 흡사한 천사를 가리킨다.

우울을 행복으로 변신시키는 노래

슬픈 노래를 불러도 밝게 들리는 게 박혜경 노래의 특징이다. 애절한 노래조차도 우울과 낭만 그 중간 정도의 기분에 휩싸이게 한다. 슬퍼도 기뻐도 맘껏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못하는 도시적 감성에 기가 막히게 들어맞아 세련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앨범을 구상하기 전 머리 속에 그림을 먼저 그린다는 박혜경. "메마르고, 그 안의 모든 나무와 꽃이 말라 있는 숲이 있어요. 아무 것도 살아 있지 않죠. 그 곳에서 내가 노래하면 조금씩 생명이 움터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는 느낌을 그리고 싶었어요." 타이틀곡 '안녕'은 슬픈 사랑에 빠져 있던 지난날에 대한 인사이자 신나는 내일에 대한 인사이기도 하다. '외로운 날들이여 모두 다 안녕/ 내 마음 속의 눈물들도 모두 다 안녕….' '안녕∼'하는 부분의 콧소리는 저절로 윙크를 부를 정도로 너무나 경쾌하다.

지난 사랑은 그만 놓아줘요

이번 앨범에 자주 등장하는 이미지는 나비. 떠나 보내는 사랑을 나비로 표현했다. '안녕'의 뮤직 비디오에도 나비는 화면 곳곳을 팔락거리며 날아다닌다. '나비야'에서도 또 등장한다. "남자 친구의 마음이 떠났어요. 그를 찾아갔는데 그 옆의 그녀는 너무 아름답고 잘 어울려요. 그래서 말하는 거예요. 이제 시든 내 곁을 떠나 예쁜 사랑을 하라고 나비를 날려 보내듯 '팔락∼' 놓아주는 거에요." 마치 꿈 꾸는 듯한 표정으로 설명하는 그의 노래 속 사랑은 너무도 쿨하다.

이번 앨범 제작에는 오랜 파트너인 러브홀릭의 강현민을 비롯해 하림, 심현보, 이규호 등 젊은 뮤지션이 함께 참여한 탓에 옛날 분위기와 신선한 느낌이 뒤섞여 있다. 새 앨범을 낼 때마다 "라이브로 승부하겠다"고 멋 부리듯 말하는 다른 가수와 달리 박혜경은 정말 라이브에 강한 가수다. 19일에는 대학로, 신촌, 명동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직접 찾아 가 게릴라 콘서트를 여는 특이한 앨범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비타민 같은 노래라면 좋겠어요. 부르는 나도 기분 좋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은 그런 노래요."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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