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은 죽지 않았다."지천명을 바라보는 백전 노장 베스 대니얼(47·미국·사진)이 대형 사고를 쳤다. 투어 통산 32승을 자랑하는 대니얼은 "이제 그의 시대는 갔다"는 일각의 시선을 일축이라도 하듯 4년 후배 줄리 잉스터(43·미국)를 따돌리고 1995년 웰치스챔피언십 이후 8년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이런 가운데 박지은(24·나이키 골프)은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한국 낭자 3명이 캐나다 무대에서도 톱10 진입을 알렸다.
대니얼은 14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의 포인트그레이골프장(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캐나다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잉스터를 1타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그는 만 46세8개월29일의 나이로 LPGA투어 사상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명예의 전당 회원끼리 맞붙은 대니얼과 잉스터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마지막 두 홀은 마치 매치플레이를 보는 것 같았다. 대니얼은 잉스터에게 줄곧 뒤지다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타이를 이뤘다. 마지막 18번홀(파5·468야드)에서 두 사람은 모두 안전하게 레이업했다. 그러나 잉스터의 세번째 샷은 백스핀이 걸리면서 깃대 앞쪽으로 3.6m까지 굴러간 데 비해 대니얼은 104야드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볼을 핀 2.1m에 붙인 뒤 천금 같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갈랐다. 대니얼은 "정말 오랜만에 만져본 우승컵"이라며 "나는 여름을 지나 인생의 가을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우승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고 감격해 했다.
역전 우승에 도전한 박지은은 이날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킴 사이키(미국)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박세리(26·CJ)는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단독 5위에 올랐다. 장정(23)은 4언더파 68타로 선전, 합계 6언더파 282타로 6위에 자리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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