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없어요?"영국의 아이돌 스타 가레스 게이츠의 CD를 사면 헤어 왁스와 아이 섀도를 선물로 준다. 미국의 5인조 보이밴드 내츄럴의 CD를 사면 화장품을 담을 수 있는 천가방이 덤으로 따라온다. 마카레나 풍의 가벼운 율동과 함께 하는 신나는 노래 'Hijas Del Tomate'(토마토의 딸)을 부르는 스페인 출신의 여성 3인조 댄스그룹의 라스 케첩의 CD는 특이하게도 케첩이 사은품이다. 덴마크 출신 3인조 남성그룹 C21은 마우스 패드, 사라 브라이트만은 화장품, 록 컴필레이션 앨범인 '록 스피리트'는 라이터를 덤으로 얹어준다.
CD 사은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최근 CD 판매량이 뚝 떨어지면서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방안으로 등장한 것. 구매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콘서트 장면을 담은 DVD나 VCD가 가장 확실하지만 제작비의 한계 때문에 협찬을 통한 작은 사은품 증정이 유행이다.
라이브 공연도 마찬가지. 훌륭한 공연 준비 뿐 아니라 관객에게 덤으로 안겨 줄 선물까지 준비해야 한다. 11, 12일 열린 한영애 콘서트에서는 모든 입장객에게 와인 한 잔씩을 줬다. 최근 끝난 이문세의 전국 투어에서는 휴식 시간에 기획사 직원들이 철도 홍익회 판매원 복장을 하고 관객들에게 협찬사의 음료수, 사탕, 과자를 나눠줬다. 27일 열리는 드렁큰 타이거 공연에서는 스포츠 이온 음료와 추첨을 통해 힙합풍의 티셔츠, 시계를 선물로 준다.
이 같은 사은품 홍수에 대해 "불황 속에서 기업의 협찬을 통해 음반, 공연은 사람을 끌 수 있고 기업은 마케팅을 펼칠 수 있어 윈―윈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5, 6일 라이브 활성화를 위한 '올댓라이브' 공연을 주최했던 문화연대 관계자는 "요즘은 좋은 음악보다는 어떤 선물로 사람들을 끌 수 있는가에 더 골몰하는 것 같다"며 "음반이나 공연이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니기보다 협찬사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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