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이 해발 7,000m가 넘는 고봉 도전에 나선다.충북 음성군 금왕 일출산악회원인 최범식(崔範植·71)씨가 주인공. 최씨는 중앙아시아 톈산(天山)산맥의 칸텡그리봉(해발 7,010m) 정상에 오르기 위해 18일 산악회 동료 9명과 함께 출국한다.
원정대는 23일께 해발 4,200m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친 뒤 다음달 4∼11일 3조로 나눠 세 차례 정복에 나설 예정이다.
산악회원중 가장 나이가 많아 '큰 형님'으로 불리는 최씨는 험준한 고산을 오르기 위해 자식뻘의 대원들과 함께 1년이 넘도록 설벽, 암벽 타기 훈련을 해왔다.
토·일요일이면 25㎏짜리 배낭을 메고 산세가 험한 조령산, 월악산을 종주했고, 매일 10㎞달리기, 자전거 3시간 이상 타기 등 체력 단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등반대장 이치상(38)씨는 "칸텡그리봉은 깎아지른 설벽 구간이 많고 바람도 강해 8,000m대 산보다도 더 힘들다"며 "그러나 큰 형님은 체력이 젊은이 못지 않은데다 암벽타기 기술도 뛰어나 잘 해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등산을 시작한 것은 1998년. 부인(65)의 지병을 고치기 위해 고향인 경기 수원에서 금왕으로 이사 온 그는 재미삼아 지역 산악회에 가입했다가 곧 등산 마니아가 됐다.
젊은 시절 토목 기술자로 건설 현장을 누비면서 부지런함이 몸이 밴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산행을 하면서 등산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하체 단련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산에 가는 그는 등반할 때 30,40대 회원들보다 항상 앞서 다녀 '발발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는 이번에 국내 최고령 등정기록을 세운 뒤 2, 3년 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도전, 세계 최고령 최고봉 등정기록을 갈아치울 생각이다.
지금까지 네팔 메라피크봉(해발 6,476m)등 3차례 해외 원정 경험이 있는 최씨는 "먼 산행을 떠날 때마다 색다름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설렌다. 이왕이면 대원 중 제일 먼저 정상도전에 나서고 싶다"며 껄껄 웃었다.
/음성=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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