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소유의 자연녹지를 자신 소유의 개발예정지라고 속여 투기꾼들로부터 100억원대의 매매대금을 받아 가로챈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대표 와 '묻지마 투기'에 가담한 변호사 부인, 치과의사, 기업체 사장 등 부동산 투기사범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서울지검 특수3부(곽상도 부장검사)는 4월부터 산하 지청들과 함께 부동산 투기사범 집중 단속을 벌여 145명을 적발, 29명을 구속기소하고 109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7명을 지명수배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주)로드하우징 대표 이모(42·구속)씨는 경기 파주시 교하읍 목동리 일대 2만여평의 토지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모 건설업체에 접근, 동업 약정을 체결한 후 "1만여평이 내 땅인데 곧 상가부지로 전환된다"고 속여 투기꾼 62명으로부터 100억원대의 매매계약금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씨는 사기대상 토지가 상가 건축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인데도 "3∼4개월 후 평당 2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게 해 주겠다"고 약정서를 써주고, 이 과정에 컨설팅업체 관계자 등을 동원, 전매를 되풀이하게 해 토지가격을 평당 6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폭등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치과의사, 변호사 부인, 기업체 사장 등 '묻지마 투기사범'들은 전매 차익만 노린 나머지 부동산 권리 관계 등 기초적인 사항도 알아보지 않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의 명단을 세무당국에 통보, 불법 수익을 세금으로 추징토록 할 방침이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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