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더위 때문에 생기는 병이 많아진다. 더위 먹는 것, 즉 일사병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에어컨 때문에 생기는 추위 먹는 병, 이른바 냉방병이다.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여름병의 원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습기 먹는 병'이다. 여름에는 더울 뿐만 아니라 습기도 많다. 요즘 같은 후텁지근한 장마철에는 누구라도 몸이 찌뿌드드하고 짜증난다.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습기가 많아 생기는 현상이다. 이처럼 습기가 많아서 순환이 잘 안 되는 병을 한의학에서는 '습울(濕鬱)'이라고 한다.
평소에 대변이 굳은 편이던 아이가 느닷없이 죽처럼 풀어지고 휴지에 여러 번 묻어나오면 한번쯤 아이가 습울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만약에 이 아이가 자꾸 누우려고 하고 짜증이 많아지거나 무표정해지고 밥까지 먹지 않으려 든다면 습울일 가능성이 높다.
또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데도 배가 불룩해지고 얼굴이 때가 낀 것처럼 어두워지거나 누렇게 뜬다면 거의 습울이다.
습울이 심해지면 장염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질이나 콜레라 등과 같은 전염병에 걸리기도 쉬워진다. 습울은 대장과 위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습기를 먹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다. 밖에서 뛰어다니면서 땀을 충분히 흘리게 하면 습울은 풀어진다. 특히 햇볕이 나면 집안에 두지 말고 밖으로 내보내는 게 아이 건강에 좋다.
향유차를 꾸준히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향유는 더위 먹은 데 좋고 습기 먹은 데도 좋아서 여름철 질환에 두루 쓰이는 약재다. 물 1㏄에 향유 5g 을 넣고 20분 정도 끓이면 향유차가 된다. 향유 효과를 보려면 충분히 식혀서 차게 먹는게 좋다.
/강남함소아한의원장 arariyo@hamso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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