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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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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길위의 이야기] 야호

입력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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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물들도 놀라고, 조용한 등산객도 싫어하니 '야호'를 하지 말자는 얘기가 나온 지 꽤 됐지만 여전히 주말 산에는 '야호' 소리가 우렁차다. '야호'는 전염력도 강해서 한 사람이 시작하면 이 봉우리 저 봉우리로 번져간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 차제에 '야호'를 적극 권장함이 어떤가 싶다. 입장권에 '문화시민은 야호를 합니다'라고 인쇄하고 등산로 입구에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야호와 함께 갑시다'라고 써 붙이고, 자동차에도 '아빠, 오늘도 야호하세요'라고 쓴 스티커를 붙인다. '야호는 편하고 아름답고 자유로운 것'이라는 표어도 만들고 정상에는 '여기는 야호 구역입니다. 힘을 모아 야호합시다'라는 푯말도 세우고, 내려오는 하산길 출구에도 '오늘 야호하셨습니까? 야호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입니다'라고 적자.'야호'를 안 해 가족을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를 충격적으로 편집해 공익광고로 편성 방송하고, 57분 교통정보는 "오늘 주말을 맞아 산에 가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야호 잊으시면 안되겠죠?"라는 멘트를 하도록 하자. 그러면 서서히 '무리한 야호 강요, 시민들 염증'이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우리도 함께 외쳐보자. 야아아아호오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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