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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30대 아줌마들의 "침실 반란"/MBC 새 수목드라마 "앞집 여자" 유호정·변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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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30대 아줌마들의 "침실 반란"/MBC 새 수목드라마 "앞집 여자" 유호정·변정수

입력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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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혼 여성의 외도를 소재로 한 MBC 새 수목드라마 '앞집 여자'(극본 박은령, 연출 권석장)가 16일 밤 9시55분 첫 방송된다.'앞집 여자'는 기존 불륜 드라마들이 보여 준 진지한 코드를 뒤집고 외도 문제를 경쾌한 시각에서 접근한 작품. 유호정(34)이 결혼 8년 만에 첫사랑과 가슴 설레는 '몰래 데이트'를 하는 미연 역으로, 모델 출신의 톡톡 튀는 탤런트 변정수(29)가 집안에서는 애교 넘치고 활기 찬 요조숙녀지만 밖에서는 외도로 삶의 활력소를 찾는 '연애 선수' 애경 역으로 나온다.

결혼 후 8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미연이 첫사랑 정우(김성택)를 만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외도를 하고, 앞집 여자 애경이 이런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두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힘겨루기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알고 보니 미연의 남편도 외도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미연이 경험 많은 애경의 조언도 받고 때로는 방해도 받으면서 뒷수습을 해나간다.

탤런트 이재룡과 '잉꼬부부'를 이룬 것으로 소문난 유호정의 불륜 드라마 출연은 의외다.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어요. 애기 엄마 역은 처음 해보는데 너무 빨리 늙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고…." 하지만 남편의 조언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외도까지는 인정하기 힘들지만 나이 들어서도 사랑 받는 여자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불륜 이야기는 이웃 사람들로부터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실제로는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아내마저 맞바람을 피우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유호정. 극중에서는 "너는 바람이야, 그럼 나는 태풍이야"라고 말하는 아줌마로 변한다. "미연의 행동이 동기가 없는 외도로 비쳐질까 걱정이에요. 또 미워보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유호정은 8개월 만에 맡은 배역에 불륜 이미지가 겹쳐지는 게 꽤나 걱정되는 눈치다.

다소곳한 유호정과 달리 변정수는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전형적 미시 탤런트다.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노골적으로 성적 욕구를 밝힐 아줌마 역을 맡았지만 거리낌이 없다. "애경은 어떻게 하면 남편에게 안 들키고 연애하는가에 능수능란한 베테랑이에요. 남편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을 밖에서 보충하는 거죠. 불륜을 비타민처럼 즐길 줄 아는 선수에요." 애경은 휴대폰 통화목록에서 남자의 이름을 지우고, 한 남자와 만나는 횟수도 정해 놓고 외도를 할 만큼 프로다. 변정수는 "실제로는 첫사랑인 남편과의 결혼생활과 바쁜 대외활동 모두에 만족하는 '슈퍼우먼'"이라고 말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불륜이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바로 우리 앞집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문제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은규 CP(책임프로듀서)는 "섹스리스(Sexless) 부부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도를 통해 만족을 얻는 애경은 현실성이 강한 캐릭터"라며 "불륜은 TV에서 다루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소재로 삼았다"고 말했다.

'앞집 여자'는 또 다른 주연급 연기자 진희경이 왜소하고 기죽은 백수 남편에게 성적 불만이 많은 아파트 단지 내 미용실 원장으로 나오는 등 30대 기혼 여성의 성 문제를 과감하게 다룬다. 그러나 30대 주부이면서도 성적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섹시 우먼' 애경이 알고 보니 성형미인인 데다 학창 시절 '학교짱'이었다는 설정은 극을 지나치게 가볍게 흐르게 해 '불륜 천국' 현실을 반영하겠다는 주제의 선명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크다.

'앞집 여자'가 자극적 소재로 시청률을 올리려는'아줌마들의 저녁식사'로 전락할지, 아니면 현실성 있는 접근으로 시청자들의 폭 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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