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해교전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악마'로 비유한 여대 총학생회 명의의 글이 인터넷 상에 게시돼 비난이 일자 이 학교 총학생회가 해명에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서해교전 전사자 추모본부'의 회원 사이트가 해킹당하며 불거졌다. 추모본부에 따르면 최근 회원인 '참수리 276'의 개인홈페이지가 해킹 당한 뒤 '이화여대 통일 총학생회' 명의로 "국제법상 존재하지도 않는 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며 북한의 무력충돌을 유발, 힘없는 동포들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그대들이 나라를 지킨 영웅 대접 받기를 원하는가"라며 "그대들은 멋대로 국경선이라고 그어놓은 뒤 이를 넘어왔다고 무작정 총질을 해대는 '악마'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라는 글이 게시됐다는 것. 이 글이 게시되자 추모본부와 이화여대 총학생회 게시판 등에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장병들이 무슨 잘못인가"라는 등의 이화여대 총학생회를 비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파문이 확산되자 이화여대 총학생회측은 13일 "우리는 통상 '해방 이화 총학생회'라고 부르지 '통일 총학생회'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문제의 글은 결코 우리가 쓴 글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추모본부 측도 "글의 작성자가 미확인 상태이니 특정 학교에 대한 비난은 확인이 될 때까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운동을 지지한 뒤 남성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해 한때 홈페이지를 폐쇄하는 등 여성관련 이슈가 나올 때마다 몸살을 앓았던 이화여대측은 인터넷 상의 각종 음해가 '서해교전 해석' 문제로까지 확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지선(23)총학생회장은 "지난 봄에도 인근 대학 게시판에 내 명의로 '단체 MT갈 사람을 구한다'는 글이 게시되는 등 이화여대가 일부 불온한 네티즌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이대생을 사칭하거나 이대를 공격대상으로 삼는 행동을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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