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PC도 막가자는 거지요?"네모 반듯한 강철 상자 속에 갇혀있던 PC가 '해방'을 선언했다. 나무통, 토스터, 심지어 탁상 시계 속까지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이 정도면 정말 '엽기'가 아닐까.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파격적 디자인으로 우리를 깜짝 놀래게 하는 '엽기PC'의 세계를 둘러보자. 포크 기타 PC
기타를 사랑하는 음악가들이 본다면 기절 초풍할 PC다. 제작자는 중고도 아닌 신품 기타의 겉면을 뜯어내고 울림통 속에 1㎓급의 리눅스PC를 집어 넣었다. 전원공급장치(파워서플라이)는 너무 커서 집어넣지 못했다고 한다. 협소한 공간도 문제였지만 PC의 각종 소음이 울림통에서 증폭되는 바람에 시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탁상 시계 PC
클래식한 원목 디자인의 탁상시계가 PC로 변신했다. 명함 크기만한 시계 부품을 제외하면 내부는 텅 비었다는 점에 착안, PC 부품들을 차곡차곡 집어넣었다. 옆면에는 CD가 들어갈 틈을 내고 DVD플레이어를 달았다. 800㎒급의 중앙처리장치(CPU)에 256MB 메모리, 80GB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윈도XP를 깔았다. 리모콘 기능까지 넣어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놀랍다. 귀여운 강아지 인형으로 마무리를 했다.
레고 PC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의 PC'가 아닐까. 이 PC의 제작자는 만들기 쉽고 저렴한 PC케이스를 찾다가 레고에서 해답을 구했다. 크기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데다 어린 남동생의 놀잇감을 잠시 빌리기만 하면 됐다. 깜찍한 외형만큼 성능이 받쳐줄까 싶지만 이메일과 웹서핑, 워드프로세서 사용은 물론이고 DVD감상까지도 가능하다고. PC위에 다양한 조형물을 만들어 멋진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레고 PC만의 장점이다.
서랍 PC
거실의 대형TV와 어울리는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가장 당혹스런 디자인이다. 역시 800㎒급 CPU에 256MB 메모리와 DVD플레이어를 장착해 손색 없는 홈시어터PC가 됐다. PC내부의 열을 방출할 배기구 및 각종 전선 구멍을 내기 위한 목공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폭이 좁고 깊은 서랍 속에 선반을 만들어 전자 부품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 일도 쉽지 않았을 성싶다.
토스터 PC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PC가 비집고 들어간다. 오늘의 '엽기왕'은 토스터PC의 몫. 좁아 터진 토스터 속의 부품을 모두 긁어내고 PC를 우겨넣었다. 제작자는 DVD 플레이어까지 장착해 영화감상이 가능하다고 자랑한다. 토스터 버튼을 누르면 구워진 식빵대신 DVD 플레이어의 트레이가 튀어나오는 것이 귀엽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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