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수호신' 김병현(24)이 쾌조의 4연속 세이브 행진으로 팀의 5연승을 이끌어냈다.13일(한국시각)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연장 11회초 자니 데이먼의 1타점 적시타와 제이슨 배리텍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아내 4―2로 앞서나가자 TV중계카메라는 곧장 보스턴의 불펜장면을 담았다. '지옥의 전사'(보스턴 헤럴드) 김병현의 투구 모습이었다.
'상황 종료(Case ended)'. 요즘 보스턴 선수들은 일단 리드를 잡으면 이 같은 슬로건을 되뇌이곤 한다. 지독한 역전 징크스에 시달렸던 보스턴이지만 김병현의 마무리 가세로 불펜진 전체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한번 잡은 리드는 다시 놓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이번 경기까지 갈무리한다면 이날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덜미를 잡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뉴욕 양키스에 1게임차로 따라붙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이어 앨런 엠브리, 마이크 티믈린, 토드 존스까지 동원하며 총력전을 펼친 보스턴에게 김병현은 마지막 보루였다. 덕아웃에 있는 코칭스태프는 물론 보스턴 팬들의 간절한 승리 염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삼진 1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의 기쁨을 나눴다.
최근 6경기에 5차례 등판한 탓에 다소 지친 듯한 김병현은 첫 타자 에릭 문손에게 안타를 내준 데 이어 후속 타자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은 뒤 다시 셰인 홀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까지였다. '한국형 핵잠수함'의 위력을 처음 접해본 8,9번 타자인 맷 웰벡과 안드레스 토레스는 김병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웰벡은 스탠딩 삼진, 토레스는 빗맞은 2루수 앞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두차례 세웠던 자신의 최다 연속세이브와 타이 기록을 세운 김병현은 보스턴 이적 후 2승2패5세이브(시즌 통산 3승7패5세이브)를 올렸고 방어율도 종전 3.57에서 3.48로 낮췄다.
한편 김병현은 전날 디트로이트전에서도 팀이 5―3으로 앞선 9회말 등판, 1이닝 동안 3타자를 상대해 8개의 공으로 무안타 2삼진으로 간단히 제압하고 4세이브째를 올렸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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