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의 화두는 단연 외국인이다. 종합주가지수를 700까지 끌어올린 외국인들만의 '돈의 힘'이 한국 증시는 물론 일본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달구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국내 변수보다 미국 증시 움직임과 일본·대만 증시의 외국인 동향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현투증권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최근 2개월 동안 약 25조8,50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들 3개국 가운데 오히려 한국은 상대적으로 외국인 매수가 부진한 편이다. 외국인 총 순매수액 가운데 68.5%는 일본에 집중됐고 19.3%가 대만 시장으로 달려간 반면 한국의 순매수 비중은 12.2%에 그쳤다.
대만에서는 다양한 업종에 걸쳐 비교적 고른 순매수가 진행된 반면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가 두드러졌고 연초 비중을 줄였던 금융에 대한 채워넣기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도 대만의 경우 TSMC 등 18개 종목이나 되지만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등 4개에 불과하다.
외국인 순매수 행진의 지속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Earnings Seasons)에는 외국인들이 소극적인 매매패턴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7월 들어 이전과 같은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반면 우리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주식형 상품에 유리한 저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채권투자 매력도 감소한 만큼 미국 주식형 펀드 자금이 증시에 추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외국인의 추가매수 전망이 다소 약화하는 분위기와 달리 그동안 팔짱을 끼고 있던 개인은 지난주 중반 이후 매수를 재개하며 증시에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이래 개인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외국인과 정 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여왔다.
5월 28일부터 6월20일까지 17 거래일 동안 무려 2조7,207억원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의 '순매수 대장정' 기간 개인은 반대로 2조785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이번 순매수행진에서도 개인은 전반적으로 순매도를 고집했다. 그러나 개인은 지난주 중반점인 9일 이래 3일 연속 순매수에 동참하며 1조9,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는 등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개인의 순매수 뿐만 아니라 개인 거래량 및 비중도 7월 들어 증가세로 반전하고 있다.
1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투자 주체별 거래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개인의 주식거래 비중은 92.81%로 지난달에 비해 1.24% 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개인의 주식거래 비중은 4월 94.16% 5월 92.08% 6월 91.57% 등 감소세를 지속해 왔다.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4월 73.41% 5월 68.47% 6월 67.82%로 감소세를 보이다 이달 들어 69.20%로 다소 높아지며 개인의 변화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종합주가지수 710선 공략을 앞두고 소폭 조정세가 이어지면서 개인의 매수세가 꿈틀거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매수여력을 축적해왔던 개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설 경우 현재 유동성 장세는 800선 이상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다수 전문가들은 "개인과 기관은 소비나 수출 등 경기회복세를 확인해줄 만한 지표변화를 기다리고 있다"며 개인의 추세적인 매수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