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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정보量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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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의 스톡워치 / 정보量의 역설

입력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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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이 1매 분량의 보고서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4매로 늘린 다음 1매 분량의 보고서와 4매 분량의 보고서를 두 집단에게 각각 읽게 하고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시험을 실시했다.결과는 의외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4매 보고서를 읽고 시험을 본 사람들의 성적이 1매 보고서를 읽은 사람들보다 더 나빴다. 정보가 길고 자세할수록 핵심을 이해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정보의 길이에 대한 역설이다.

정보의 양에 대한 역설도 있다. 니콜라스 다바스라는 미국 유명 투자가가 있다. 그는 원래 전 세계를 순회하는 무용가였고,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주가를 체크하며 주식을 투자하던 아마츄어 투자자였다. 그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좋은 종목을 골라 시세가 전고점을 뚫고 상승하는 순간 투자하는 방법으로 수 백만 달러를 벌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권 전문가들은 "춤을 그만 두고 월스트리트에 들어와 본격 투자를 한다면 수천만 달러를 벌지 않겠느냐"고 유혹했다.

월스트리트라면 정보도 많고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증권가에 들어온 지 2∼3개월 만에 돈을 모두 날렸다. 그는 다시 며칠 지난 신문을 보고 투자해야 하는 안무가 생활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는 그 방법으로 수백만 달러를 만회했다.

요즘 우리는 통신과 미디어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신문이나 라디오,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서나 증시 정보를 얻던 시대보다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인터넷의 발달로 한 종목을 사 놓고는 하루에도 수 십 번 주가를 살펴보는 시대가 됐지만 스무 번을 살펴본 사람이 열 번 본 사람보다 수익률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정보의 빈도에 대한 역설이다. 정보는 소금물과 같아서 먹으면 먹을수록 더 목이 마르는 특성을 갖고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더운 여름날 정보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서점에 가서 투자 관련 좋은 책들을 골라 한 번 읽어볼 일이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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