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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돌아온 "병속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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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돌아온 "병속의 편지"

입력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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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들이 생전에 바다로 띄워 보낸 병 속 편지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것도 19년만에.할리우드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미 플로리다주의 지역신문인 세인트 피터즈버그 타임스는 10일 1984년 12월27일 주 서부 피터즈버그 해안에서 로저 클레이(7)라는 소년이 콜라 병에 담아 멕시코만에 던진 편지가 19년이 흐른 이번주 초 부모에게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병은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클레이가 98년 7월 10일 21번째 생일 선물로 받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편지를 발견하시는 분께. 제발 저한테 편지를 써서 알려주세요. 오하이오주에 사는 로저 클레이." 초등학생용 노트에 빼뚤빼뚤 눌러쓴 편지는 이미 누렇게 빛이 바래 글자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다. 콜라병에는 이끼가 잔뜩 꼈고, 병을 밀봉하는 데 쓰인 검정색 테이프도 너덜너덜해졌다.

자칫 쓰레기로 버려질 수 있었던 이 병이 피터즈버그 인근 탬파시에 사는 돈 스미스(56)씨의 낚시 그물에 걸려든 것은 4일. 그는 주인을 꼭 찾아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편지에 적힌 주소와 사연을 피터즈버그 타임스에 알렸다. 스미스시와 신문사측은 사고 당시의 신문기사로 클레이가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일주일 가까이 수소문한 끝에 클레이의 부모에게 편지를 돌려줄 수 있었다.

어머니인 리사 퍼거슨씨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바닷가에 놀러갔을 때였다. 클레이가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줄 알고 야단친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녀석의 편지가 하필이면 자신의 기일에 맞춰 돌아온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아버지 로저 클레이씨는 "이제 겨우 슬픔을 좀 덜어놨는데, 장난꾸러기 클레이 녀석이 자기를 잊게 내버려두지 않을 모양"이라며 울먹였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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