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및 가전제품 특소세 인하 방침이 난항 끝에 11일 확정되자 그 동안 극심한 내수부진에 시달리던 승용차 및 가전제품 업체들은 '가뭄 속 단비'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특히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내려간 자동차 업계는 1조원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가전업계는 인하 폭이 기대보다 미치지 못하자 "내수 진작에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전자업계 인하 조치에 따라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에어컨은 2만∼8만원, 프로젝션 TV는 10만∼20만원, PDP TV(일명 벽걸이 TV)는 3만∼5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가전업계가 이번 특소세 인하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게 될 품목으로 꼽는 것은 프로젝션 TV.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형 디지털TV 시장에서 가장 대중화된 프로젝션 TV의 경우 이번 조치로 5% 정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40인치대 제품도 500만원대가 넘는 PDP TV의 경우 2만8,000대 규모의 시장이 3만대 규모로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에어컨도 이미 여름철 성수기 판매가 끝난 마당이라 내년 판매에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이번 조치로 소형차는 17만∼25만원, 대형차는 115만∼256만원 가량 가격이 내리고 특히 수입차의 경우 최고 1,000만원까지 떨어지게 됨에 따라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5만8,500대 가량의 신규수요가 늘어나 1조200억원 상당의 매출 신장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특소세 인하 방침 발표 후 대기 수요 속출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것에 종지부를 찍게 돼 홀가분한 표정.
그러나 업체별로 수천∼1만여대에 이르는 출고 대기 차량에 더해 신규 수요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이미 계약을 해놓은 고객의 경우 4∼5일 정도, 신규계약 고객들은 많게는 한 달 이상 기다리는 출고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특소세 인하 결정이 오후 늦게까지 연기되자 항의 전화가 잇따랐던 각 영업소에는 인하 결정이 되자마자 "휴가철에 신차가 꼭 필요하니 출고를 서둘러 달라"는 고객들의 전화가 폭주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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