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7일 서울역 광장.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책값 거품 빼기’이라는 구호를앞세우고 대대적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에서는 사람이 몰린다는명동 강남역 삼성역 인근에서 똑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지방 중소도시 서점 주변에서도 같은 캠페인이 벌어졌다.연합회는 “해마다 책값이 크게 오르는 것은 온라인 서점의 할인 경쟁 등으로 출판사들이 할인률을 감안해 가격을 정하기 때문”이라며 “할인 경쟁이 겉으로는 독자에게 이익인 것 같지만 결국 피해를 줄 뿐”이라고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서 평균정가는 1만1,948원으로 전년에 비해 15.4%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7%. 특히 학습참고서의 평균 정가는 88.8% 올랐으며 어학서적(25%) 철학서적(14%) 예술서적(8.6%) 사회과학서적(6.2%)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반면에 권 당 평균 쪽수는 247쪽으로 전년의 250쪽에 비해 줄었다.
연합회는 지난해 도서정가제 문제가 쟁점이 됐을 때도 ‘무분별한 할인 경쟁으로 인한 저질 도서의 발행을 막고 적정 가격을 통해 건전한 유통구조를 형성, 독자 서점 출판사 저작권자 등을 모두 보호해 결과적으로 출판대국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도서정가제를 적극 옹호했다.
장면# 2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에서 펴내는 ‘민족예술’ 4월 호. ‘지상중계_말 많고 탈 많은 도서정가제, 그 논쟁’에 문화관광부 게시판에서 퍼 왔다는,자신을 학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글이 실렸다. 도서정가제를 옹호하는몇 가지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는 글 전체 내용 중 ‘책의 가격에 거품이붙어 결국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한 의견이다.“거품 가격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현대와 같이 가격이 투명하게 보이는 온라인 시대에 거품 가격이 남아 날 수 있을까요? 시장 원리가 무엇입니까. ‘거품을 포함하는 동네가 망한다’ 아닌가요? 정말 중요한 것은 도서 시장에서 시장 원리가 ‘도서 구입자와 저술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 봅시다. ‘도서정가제’가 사라지면 출판사와 서점이 담합해서 책을 현재의 정가보다 훨씬 비싼가격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오직 시장만이, 자유로운 가격경쟁만이 이를 막을 수 있습니다.”장면# 32월27일 도서정가제 시행 보름여 만에 만난 한 소규모 출판사 사장. “(책이 잘 안 팔려 편치 않은 인상으로) 경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고 말을 꺼냈다. 도서정가제로 무슨 변화가 있느냐고 묻자 “인터넷 서점 쪽 신간 판매량이 줄어들어 더 힘들어졌다”고 했다.
책 값 거품이 빠진다는 소리도 있다고 했더니 강하게 반박했다. “인터넷서점 할인율 때문에 책 값이 거품이라는 말 자체를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대형서점에 위탁 판매할 때 출판사는 보통 30~40% 할인해서 책을 공급합니다. 그게 인터넷 서점 할인율하고 뭐가 다릅니까.” 공교롭게 불황까지 겹쳐 인터넷 서점이 손해를 보고, 독자는 대형 서점의 할인가로 책을 살 기회만 빼앗긴 셈인가.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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