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도 결혼하면 시들해진다.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가나자와 사토시 교수는 최근 위대한 과학자들은 35세 이전 미혼일 때 업적의 대부분을 이룩했다는 이색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가나자와 교수는 천재 과학자 280명의 일대기를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 65% 이상이 30대 중반 이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며, 이 시기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 시기 남성의 창의적 욕구는 여성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망과 관계가 깊다. 그러나 일단 결혼하면 천재의 '생산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배우자를 만나 생활이 안정되면 최우선 관심이 일보다는 가족과 자식에게 쏠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조사에서 결혼 생활 13년째인 47세 때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만이 예외였을 뿐 결혼 후 5년 이내에 위대한 과학적 성취를 이룬 사례는 전체의 4분의 1도 안됐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것은 26세 때였다. 그는 63세 때(1942년) "(과학자가) 서른 이전에 위대한 공헌을 하지 못하면 평생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이작 뉴턴은 22, 23세를 "내 창안에 있어서 최고의 시기"라고 했고, 26세 때 케임브리지대 수학 교수가 됐다. 제임스 왓슨은 25세 때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했다.
여성 과학자의 경우는 달랐다. 여성 표본수가 적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퀴리 부인의 경우 결혼 8년째인 36세에 박사학위를 따고 7년 후 라듐을 발견하는 등 다른 경향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범죄자도 과학자와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일탈 행동은 청소년 후반기와 성년 초창기에 가장 많았고, 결혼한 뒤로는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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