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신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걸작 판화 205점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하는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 전이 호암갤러리에서 11일 개막, 9월 14일까지 열린다."예술은 결코 정숙하지 않다." 피카소는 이 말로 그의 작업의 주제를 요약한 적이 있다. "결국 마지막에는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어떤 사랑이든 간에"라고도 그는 말했다.
예술에 대한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입체주의의 선구가 됐고, 심오한 정신세계를 다루거나 전쟁 등 정치·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기도 했지만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의 주제는 사랑, 그것도 성, 욕망이었다. 이번 전시에 나온 판화들은 그의 이런 관심을 솔직하고도 익살스럽게 보여준다.
판화의 대담한 선묘는 회화, 조각 등 다른 어떤 장르보다 그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한다. 여성 편력이 그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전시작들은 스페인 방카하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볼라르 판화집'과 '347 판화집'에 실린 것들이다. 전자는 1930∼37년에 제작한 판화 100점을 수록하고 있다. 피카소는 이 작품들에서 조각가의 작업실에서의 작가와 모델, 고대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 미노타우로스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후자는 그가 87세 되던 해인 1968년 7개월간 집중적으로 작업한 347점의 판화를 모은 것이다. 노년의 피카소는 과거를 회상하며 한층 야한 성적 환상, 개인적 경험을 자유로운 이미지로 엮어내고 있다. 대가의 열정, 욕망과 고뇌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기회다. 관람 문의 (02)771―2381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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