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직접 투자를 고집한다는 점이다. 종목 선정도 직접 하고, 사고 파는 것도 제 손으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 대우채·바이코리아 열풍·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쓴 맛을 본 투자자들은 펀드에 대한 불신이 크고 좀처럼 간접상품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전세계적 금리인하로 각국의 돈이 주식으로 몰리고, 종합주가지수 700돌파의 축포가 터져도 개인들은 꿈쩍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펀드투자 적기
하지만 초저금리 금융환경 아래에서는 단순한 금리상품(은행 적금 등)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펀드 투자가 필요하다. 대한투자증권 남명우 부장은 "일반투자자들은 대부분 지수가 800을 넘어서면 뒤늦게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곤 한다"며 "아직은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닌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지금이 펀드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지수 600 아래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을 외면할 때 '용기 있게' 간접상품을 택한 투자자들은 이미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고수익을 겨냥한 다양한 펀드 상품도 나오고 있다.
여유 돈으로 가입하라
그렇다면 지금 펀드에 가입한다면 어떤 형태의 상품이 좋으며 어떻게 골라야 할까. 펀드 선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금 성격과 투자기간을 정해야 한다. 생활에 필요한 자금인지, 혹은 재산증식을 위한 여유자금인지를 파악하고 언제까지 넣어둘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채권 편입 비중이 높은 채권형이 적합하지만, 요즘처럼 채권시장이 과열되고 주식시장이 꿈틀할 때는 수익률 면에서 주식형이 유리하다. 삼성투신운용 상품전략팀 전영하 팀장은 "증시가 단기 급등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주식 부문의 자산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다만 주식은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시장인 만큼 여유 돈이 아니거나 단기 운용을 해야 할 자금이라면 주식 편입비중이 높은 상품은 피해햐 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등 증시 하락 위험을 어느 정도 방어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한투자증권 상품개발팀 송희주 차장은 "주식 편입비중이 70% 이상으로 높더라도 옵션을 가미해 위험관리가 되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기 상품이 유리
투자자들은 그 동안 극심한 주가변동성을 들어 직접투자는 물론, 간접 투자에서도 1년 미만의 단기 투자방식을 선호해 왔지만, 막상 뚜껑을 열 어 본 결과는 달랐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최소 2년 이상 운용되고 있는 성장형 주식펀드(주식비중 70%이상)의 누적수익률(6월 30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의 2년 누적수익률과 3년 누적수익률이 각 47%와 25%를 기록했다.
운용 성적 파악은 필수
펀드를 고를 때 해당 펀드의 과거 수익률과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의 건전성 및 실력을 체크하는 것은 필수. 주기적으로 가입 펀드에 편입된 종목과 주식시장 대비 성적을 파악해 이미 가입한 펀드에 계속 투자할지, 아니면 갈아탈지를 판단해야 한다. 금융기관끼리의 경쟁으로 인해 수익률만 강조하는 경향이 많은 만큼 최고 수익률에 너무 현혹돼서도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느 상품이 좋은 지는 각 상품이 가진 각양 각색의 수익률 구조와 운용체계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나름대로의 주가 전망에 비춰 꼼꼼히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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