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확대, 감세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은행이 10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 경기부양을 위한 전방위 대책에 가세했다.그러나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는 의문시되는 데다 부동산시장 불안 재연 등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국내외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마당에 정부에 이어 한은까지 경기 부양에 가세, 하반기엔 오히려 부분적인 경기과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 최고의 경제전망기관인 한국은행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4%대 성장을 장담하다가 불과 20여일만에 성장률을 1%포인트나 하향 조정, 거시정책이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 왜 했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 추계치가 당초 예상했던 3.6%보다 훨씬 낮은 1.9%로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특히 2분기에 민간소비가 1.2% 감소하고 설비투자 역시 0.3% 줄어드는 등 수출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극도의 침체 국면을 나타낸 것이 부담이 됐다.
반면 금리인하의 가장 큰 부작용인 부동산 시장 불안은 이미 한풀 꺾인 데다 하반기에는 오히려 불황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밀어붙이게 됐다.
부양 효과 있을까 박 승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의 설비투자 촉진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그러나 가계·기업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소비가 늘어나고, 국내외 금리차를 노린 달러 유입을 줄여 수출의 발목을 잡는 원화강세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부양효과를 나타내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은 지연되고 있는 반면 6개월∼1년6개월 후에나 효과를 보이는 금리인하를 지금 단행한 것은 '거꾸로 가는 거시정책'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은 금리인하는 부양효과는 내지 못하고 시중 유동성의 투기자금화만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반기 경기과열 우려도 고개 국내외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채권금리도 오르는 등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금리까지 인하함으로써 하반기 증시 거품 등 과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난도 많다.
이와함께 지나치게 낮은 금리수준이 향후 정책 운신의 폭을 좁히고 금리정책을 무력화 시키는 '유동성 함정'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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