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북한 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상정 등 북한에 몇 가지 악재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북한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5면노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러나 북한의 참여를 통한 다자회담의 성사가 언제쯤 될지 정확히 장담할 수는 없고 그렇게 되리라는 낙관적 기대를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중국 지도부와의 대화에서도 '북한의 결단'과 관련, "시간은 북한에 유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고 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당사자간 대화'표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북미와 남북만 당사자로 생각한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면서 "전달과정에서 오해가 있기는 했지만 '당사자간 대화'란 다자대화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북미간) 양자대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 다자대화로 가야 하는 이유 및 당위성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했으나 합의하자고까지는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대화의 형식보다는 실질적 내용 및 결과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칭화(淸華) 대학을 방문, 교수와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연에서 "통일은 우리의 꿈이고, 이뤄질 것이지만, 통일을 위해 평화를 깨뜨리는 일은 안 된다"며 "평화를 이루고 천천히 얘기하는 게 통일을 더 앞당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북통일이 급한 것은 아니며 북한이 우리와 비슷한 경제성장을 이룰 때 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현재는 다자회담을 성사시키는 국면인 만큼 그 다음 단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dssong@hk.co.kr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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