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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홍예석 공사 완료/상처난 국보1호 접합수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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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홍예석 공사 완료/상처난 국보1호 접합수술 "끝"

입력
200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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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보 1호 숭례문에서 떨어져 나간 홍예석을 붙이는 공사가 마무리돼 10일 공개된다.서울 중구청과 시공사인 '엔가드'사는 "지난 4일 홍예석 접합 공사를 완료, 국립문화재 연구소의 심사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숭례문은 공사 시작 1년 만에 가림막이 철거되고 그 위용을 다시 뽐낼 수 있게 됐다.

홍예석 접합 작업은 꼬박 1년이나 걸릴 만큼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숭례문에서 홍예석이 처음 떨어져 나간 게 발견된 것은 지난해 8월5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접합 방식을 고민하다 떨어진 돌을 스테인리스 재질의 못으로 연결하거나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메운 후 겉을 돌가루 등으로 표면처리해서 원래 모습처럼 만드는 방안 등을 놓고 논의를 거듭했다.

그러나 스테인리스 못으로 고정시키기에는 각도가 여의치 않았고, FRP 방식 역시 원형 복원과는 거리가 멀어 탈락했다. 결국 7개월이 지난 3월 한국건설안전기술원의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에폭시 수지로 만든 접착제로 붙인 후 연결못으로 보강하는 방안이 채택됐다.

공사는 신중한 사전 작업을 거쳐 진행됐다. 떨어진 돌이 가로 90㎝, 세로 60㎝에 무게가 160㎏이나 되는데다 숭례문 밑으로 지하철이 통과할 때 생기는 진동에도 떨어지지 않도록 접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공사 측은 이를 위해 떨어진 돌과 똑 같은 모양과 크기의 실리콘 모형을 제작해 실험을 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도 2차례나 거쳤다.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올 6월에는 떨어져나간 돌 뒷부분과 맞물려있는 또 다른 홍예석에서 50㎝ 정도의 균열이 발견돼 공사가 늦춰지기도 했다. 이 균열 역시 에폭시 수지 접착제를 이용해 접합한 후에야 공사를 재개했다.

날씨 역시 중요한 변수였다. 습기가 많으면 에폭시 수지의 접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사 도중 혹시 비나 오지 않을까 공사 담당자들은 가슴을 졸여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건 숭례문이 갖는 역사적 비중이었다. 엔가드의 한병일(45) 대표는 "국보 1호를 고치는 건데 어떻게 손이 떨리지 않았겠느냐"고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번 공사에 사용된 접착제는 에폭시 수지를 사용한 'L-30'으로 주로 문화재 복원 공사에 쓰인다. 지난해 전남 장흥 고산사 석불 복원에도 사용됐으며, 현재 진행중인 경천사지 10층석탑 복원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 대표는 "'L-30'은 1㎝ 당 160㎏ 이상의 인장력을 가지고 있는 데다 이번에는 돌 표면에 골고루 발라 사용했기 때문에 다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은 홍예석 접합 공사 후 시작하려 했던 숭례문 날개벽 복원 공사는 새로 지을 성벽과 기존에 기둥을 받치고 있는 돌 사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 달 중 문화재청과 협의를 거쳐 공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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