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도부 마비로 '식물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 7, 8일 추경안 심의 및 특별소비세 인하, 대북송금 특검법안 처리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한데도 민주당에선 당정회의나 최고위원회의, 주요당직자회의, 당무회의 등 공식회의가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9일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일정표는 '일정 없음'이었다. 이날 오후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는 한나라당이 8일 법사위에서 새 특검법을 단독처리한 데 따른 대책과 추경안을 논의하기 위해 뒤늦게 임시방편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다 보니 임시국회 대책 및 전략이 엉성할 수밖에 없다. 한 당직자는 "전날 한나라당의 기습적인 특검법안 수정안 제출에 민주당 의원들이 당황, 난상토론을 벌인 것은 전혀 사전준비가 없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대신 당 지도부는 신당 문제를 놓고 당 밖에서 별도의 회의를 갖거나 세규합에 나서는 등 '한지붕 두가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대철 대표는 중도파로, 정균환 총무는 당사수파로, 이상수 총장은 신당강경파로 제 갈길을 가고 있다. 7일 국회 예결위에 앞서 질문 의원을 선정하기 위해 가진 당 예결위원 모임에선 의원들이 각기 신·구주류 모임에 참석하느라 무더기로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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