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울었다."29년 동안 머리가 붙은 채 함께 살았던 샴 쌍둥이 라덴, 랄레 비자니 자매가 분리 수술 중 사망한 8일, 이란 국민들은 펑펑 눈물을 흘렸다고 BBC 방송 등이 전했다.
자매의 친구가 TV에 나와 "자매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싶었고,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싶었다"고 말할 때 이란인들은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이란 정부는 이날을 자매 애도일로 선포했고, TV 라디오 방송들은 정규방송을 중단한 채 고단했던 자매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모하마드 알리 아브타히 부통령은 "자매가 산 29년 세월은 모든 국민의 가슴에 고스란히 묻혀있을 것"이라며 "이번 수술은 자매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받은 것"이라고 애통했다.
27년 전 자매를 입양해 키운 양아버지 알리레자 사파이안은 자매의 생전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너무도 위험한 수술을 강행한 것이 원망스럽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입양 직후 자매의 분리수술을 시도했던 양부는 의사로부터 수술할 경우 자매 중 한명이 사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 망명 중이던 종교지도자 호메이니 옹을 찾아갔던 일을 회상했다. 당시 호메이니는 "그런 결과를 낳는다면 그것은 종교적으로 살인"이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샴 쌍둥이로 뇌 혈관을 공유한 자매는 대학에서 함께 법학을 공부했으며, 분리 수술 성공후에는 변호사와 언론인으로 진출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샴 쌍둥이 분리수술은 1920년대부터 진행됐지만 치사율이 50%에 이르고, 상당수는 뇌 손상으로 고통스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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