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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만화' 인터넷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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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만화' 인터넷 부활

입력
200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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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만화'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되살아 나고 있다. 일일만화는 1990년대 초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대본소용 만화. 매일 한두 권씩 시리즈로 찍어낸다 해서 '일일만화' 또는 '일판만화', '공장만화'라고 불렸다. 한 작가가 10여명 안팎의 인원으로 프로덕션을 만들어 한 달에 수십 권씩 만드는 일일만화는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90년대 중반부터는 독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처지였다. 한때 30개가 넘었던 프로덕션도 지금은 10개 정도로 줄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만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일만화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일일만화의 강점은 무엇보다 대량의 작품을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컨텐츠의 풍부함에 있다. 박봉성, 이재학, 황성, 하승남, 사마달, 김철호, 고행석, 조명훈, 야설록씨 등 10여명의 작가가 수천 권씩 작품을 갖고 있다.회원 서비스 경쟁을 벌이는 포털 사이트들이 일일만화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01년 후반 '네이트'가 일부 작가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일만화를 싣기 시작한 이후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가 일일만화를 게재하고 있다. 현재 '네이트'가 1만5,000여권, '다음'이 9,000여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네이버''야후' 등도 수천 권의 일일만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포털 사이트는 한 달에 수백 권씩을 업데이트하며 일일만화 확보량을 늘려가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일일만화가 처음 실릴 당시 이만큼 인기를 끌리라고는 기대되지 않았다. 내용이 단선적이고 질이 높지 못한 데다 만화의 생명력도 한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림이 크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무협만화 등이 네티즌들의 호감을 사면서 이제는 일반 단행본 만화보다 일일만화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일일만화 작가들도 이 같은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황성, 박봉성씨 등은 자체적으로 종이 만화책을 스캔해서 편집하고 온라인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해 포털 사이트에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이재학씨 등은 신디케이트를 통해 일일만화를 제공하고 있다. 야설록씨 등은 대본소 위축과 대여권 도입 등에 대응하고,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의 수익기반을 넓혀나가기 위해 '대한민국 만화중심'이라는 주식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포털 사이트의 만화 코너가 인기를 끌면서 만화 전문 사이트가 오히려 경쟁력을 상실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재식 CNC레볼루션 대표는 "일일만화가 인터넷을 통해 만화 독자층의 폭을 넓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양질의 만화를 밀어내는 역기능도 없지 않다"면서 "독자들이 정제되지 않은 내용의 만화를 우리 만화의 전부라고 오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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