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또 다시 잘되지 않았어. 왜 이럴까." "저 때문은 아닌가요. 내가 당신을 더 이상 흥분시키지 않는 건 아닌지…." "오! 여보. 전혀 그렇지 않아, 그건 내 잘못이야. 나는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그런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최근 파리에서 열린 '제2회 발기부전 및 성기능장애 국제회의' 에서는 발기부전 환자들이 배우자나 의사에게 자신의 증세를 전달하는 효과적 방법이 주요 이슈로 다루어졌다. 전세계 1억 5,200만명이 고통받고 있으며, 40세 이상 남자의 절반 이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발기부전은 몸의 문제인 동시에 마음의 문제이다. 환자 자신이 원하는 만큼 혹은 과거만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남자는 불행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너무나 민감한 소재를 이날 전문가들은 다양한 역할극을 통해 해법을 제시했다. 배우자와 솔직하게 대화하라의사들은 발기부전 치료의 첫 단계는 이 증상에 대해 배우자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일어난 증상이 어떤 상태인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미 배우자도 유사한, 불편하고 혼란스런 감정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면 좋다. 어쩌면 배우자는 '그는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아무래도 나는 그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것 같지 않아' 심지어 '그는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같은 고민에 빠졌을 수도 있다. 당치않다고 여기겠지만,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는 파트너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불완전한 인간이 반복하는 잘못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약점이나 불리한 상황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쉽다는 점이다. 누군가 당신을 비난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나타내며, 화를 내기도 한다. 남녀관계 역시 이 범주에 속할 수 있다. '당신이 이래선 안되는데…' '당신 때문에' 같은 말투는 상대방을 화나게 만들기 십상이다. '내 느낌으로는…' ' 내가 염려돼서 그러는데' 라는 식으로 말하는 습관을 바꾸자.
파트너가 지쳐있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혹은 둘 다 술을 마셔 취한 채 성에 대한 고민을 대화하는 것은 좋지 않다. 본인이 마음이 산란할 때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좋지 않다. 사과하는 것을 꺼리지 말자. 만약 대화의 목적이 서로의 성관계를 회복시키고,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배우자와 함께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새로운 치료법 시도까지 포함, 본인의 생각을 배우자에게 전달하라. 만약 의학적 치료를 시도해보고 싶다면, 배우자와 함께 의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성기(性器)는 우리의 뇌라는 점을 명심한다. 성생활은 우리의 뇌가 좌우한다
의사에게 당신의 건강상태를 분명하게 전달하라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의사를 일단 찾았다 하더라도,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일은 수치스럽고 어색한 일이라 여기기 쉽다. 스스로의 섹스라이프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너무 끔찍하다 여겨지겠지만, 의사에게 망설이지 말고 은밀한 부분까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는 당신의 상태를 단박에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으므로, 의사에게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이나 건강 문제에 대해 낱낱이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발기부전 증세의 70%는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신장병, 만성알코올 중독 등 질병이 원인이 돼 나타나기 때문이다.
워크숍에서는 의사에게 어떻게 첫마디를 시작할 것인지 세세한 표현까지 열거했다. '존스 선생님, 나의 성생활에 대해 좀 염려스러운 점이 있어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지금 좀 긴장된 상태에요' '존스 선생님, 발기부전에 대한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쉬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존스 선생님, 발기에 좀 문제가 있습니다' 환자가 직설적일수록, 이야기는 더 잘 풀려나갈 것이다.
다음 이런 증세가 얼마나 오래 됐는지, 현재 복용 중인 약은 무엇인지, 아침 잠자리에서 발기가 잘 되는지 등도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판단할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는 '감정을 실어' 의사에게 의사를 전달하라고 제안했다. 환자는 의사와 대화 도중 내내 편안한 느낌을 받아야 하며, 만약 불편한 느낌이 든다면 그 느낌을 의사에게 말할 수 있다. 만족할 수 없다면 드러내고, 의문이 있다면 질문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환자의 역할을 다했을 때 의사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의사가 독심가는 아니지만, 가슴으로 환자의 건강에 귀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느낌과 걱정스런 증상을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의사 역시 확실한 진료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파리=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도움말
윌리암 피셔 캐나다 온타리오대 교수
프랑수아 줄리아노 파리의과대 교수
함무트 포스트 독일 함부르크대 비뇨기과 교수
■ 발기부전과 치료약
발기부전이란 만족스러운 성교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발기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발기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발기의 질, 즉 충분히 강직하고 성교에 충분할 만큼 오래 지속되는 발기 능력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의 70%는 질병이 원인이며, 30%는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불행하게도, 15∼20%만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비아그라(한국 화이자)가 독주해 온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올 하반기 레비트라(바이엘)와 시알리스(릴리)가 발매되면서 새로운 판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레비트라의 성분은 발데나필. 사람의 음경발기조직에서 발견되는 효소인 PDE-5 분비를 억제해 발기반응을 강화하거나 연장하게 된다. 오렌지색의 원형 코팅 정제인 레비트라는 성적 자극이 있은 후 15분 후 발기에 도달하게 된다. 효과는 5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5,10,20㎎ 알약으로 개발돼 있으며, 처음 복용하는 경우 10㎎이 적당하다. 성행위전 25∼60분 사이에 복용하면 된다. 협심증이나 가슴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질산염제제를 복용하는 남자들은 사용할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