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순이 만세!"올해 US여자오픈 우승컵(총상금 310만 달러)은 연장접전 끝에 무명의 단타자 힐러리 런키(24·미국)에게 돌아갔다.
투어 3년차인 런키는 8일(한국시각)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릿지골프장 위치할로우코스(파71)에서 열린 18홀 스트로크 방식의 대회 연장전에서 1언더파 70타를 기록, 이븐파 71타에 그친 안젤라 스탠퍼드, 2오버파 73타의 켈리 로빈스(이상 미국)를 따돌렸고 생애 첫 우승을 안았다. 런키는 우승 상금 56만 달러를 챙겨 단숨에 상금랭킹 88위에서 4위(59만9,200달러)로 뛰어 올랐다.
런키는 58년 대회 사상 최초로 예선을 거쳐 우승한 선수로 기록됐다. 명문 스탠퍼드대(사회학 석사)출신의 런키는 대학시절인 2000년 국가 대표로 뽑힌 적이 있지만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2001년 8월 프로 전향 후에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LPGA투어 잔류를 위해 다시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거쳐야 했을 정도로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그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37.8야드로 전체 선수 중 153위에 머물러 대표적인 '짤순이'로 꼽힌다. 하지만 정교한 숏게임과 환상적인 퍼팅(퍼트수 23개)을 무기로 US오픈 사상 가장 길다는 6,550야드의 위치할로우 코스를 정복했다.
런키는 이날 연장전 내내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갔지만 마지막까지 스탠퍼드의 추격을 받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런키는 4, 6번홀에서 각각 버디를 낚고 7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전반에는 1타를 줄였다. 반면 나머지 두 경쟁자는 첫 홀부터 보기를 범해 로빈스는 1오버파, 스탠퍼드는 3오버파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로빈스가 13번홀 더블 보기 등으로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에 비해 스탠퍼드는 11, 12, 14번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를 낚고 17번홀(파4) 보기를 범해 런키를 1타차까지 추격했다. 운명의 18번홀(파5). 런키가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풀숲을 넘긴 두번째 샷에 이어 3번째 샷을 핀 4.5m 주변에 붙였다. 스탠퍼드는 3타만에 그린 주변까지 볼을 올린 뒤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이에 런키가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4.5m짜리 버디로 응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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