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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에 적용된 첨단항공기술/"비행기가 안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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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에 적용된 첨단항공기술/"비행기가 안부럽네"

입력
200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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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와 자동차의 경계가 무너진다." 항공기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된 것은 자동차산업 초기부터 있었던 일이다.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SABB, BMW 등은 아예 항공기 제조회사가 자동차회사로 변신한 케이스다. 자동차에 적용된 대표적인 항공기술은 브레이크 잠김방지장치(ABS)다. 항공기 착륙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지만 이제는 자동차의 필수 안전장치로 보급되고 있다. 프레임을 제거해 차체를 가볍게 한 모노코크 구조나 터보엔진, 위성항법장치 역시 항공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된 예다. 항공기 첨단기술이 자동차로 이전된 최신 예들을 살펴본다.앞 유리에 전방물체가 투시

전투기에서 별도 모니터 없이 조종석 앞창에 각종 정보를 투시하는 기술인 'HUD'(Head Up Display)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GM 캐딜락 드빌에 적용되고 있는 나이트 비전이 첫 실용화 예다. 자동차 앞 그릴에 장착된 적외선 카메라가 물체를 감지해 비디오이미지로 전환하면 이 이미지는 HUD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앞 유리에 투사된다. 운전자는 전조등을 비춰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3∼5배 멀리 있는 대상을 볼 수 있다. 캐딜락 드빌DHS 하이(국내 판매가 1억300만원)모델에 장착돼 있는 나이트 비전은 밤에 전조등을 켰을 때 작동이 시작되며, 운전자는 계기판 스위치를 사용해 화상의 명암도 및 화상의 위치도 조절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부터 HUD 개발에 나서고 있다.

100%알루미늄 차체도 개발

알루미늄은 철에 비해 가볍고 강해 오래 전부터 항공기 동체에 사용돼 왔지만, 용접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자동차의 엔진과 섀시 등 일부분에만 적용돼 왔다. 그러나 재규어는 신차 뉴XJ를 개발하면서 항공기술인 리벳 본딩(Rivet-Bonding) 방식을 채택, 100% 알루미늄 차체 양산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부분을 용접하는 대신 총 3,180개의 리벳으로 고정시켜 조립한 것이다. 가열시켜 만든 것이 아니라 팽창과 수축의 문제도 없고, 높은 정밀도를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필요한 곳에는 에폭시 접착제도 사용됐다. 충돌이나 접촉 사고 등으로 수리를 해야 할 때는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부품을 리벳으로 고정시키면 복원된다. 재규어측은 이러한 알루미늄 접합방식으로 뉴XJ의 무게를 기존의 모델보다 40% 줄였고, 강성은 60% 증가시켰다.

항공기 엔진제어기술도 도입

포드 링컨 LS(국내판매가 6,460만원)에 장착돼 있는 전자식 드로틀 제어(ETC)시스템은 항공기에 널리 사용되는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by-Wire) 엔진컨트롤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의 자동차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속페달과 연결된 케이블이 밸브를 열어 점화와 연료분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ETC시스템은 가속페달을 밟을 때 전자시그널이 컴퓨터로 전달돼 드로틀 밸브를 여는 방식을 채택, 가속페달을 밟는 것과 반응하는 차의 속도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 진행되도록 했다. ETC 시스템은 점화시기와 연료분사량 등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어 엔진의 응답도 다이내믹하게 이루어지며, 컴퓨터의 제어폭이 커 변속도 뛰어나다. 기존 케이블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에 첨단 항공기술을 얼마나 빨리 적용하느냐가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수준을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라며 "국내 업체들의 기술수준도 세계 정상급에 와 있는 만큼 국산차에도 곧 첨단 항공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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