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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스와핑" / "친구도 동의 성적 바꿔달라" 거짓말 들통… 뒤늦게 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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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 스와핑" / "친구도 동의 성적 바꿔달라" 거짓말 들통… 뒤늦게 정정

입력
200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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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생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다른 학생의 학점과 바꿔줄 것을 강사에게 부탁하고 강사도 이를 수용, 학점을 임의로 정정해준 사실이 드러나 대학가의 '모럴 해저드'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7일 연세대에 따르면 상경대 3학년 A(22)씨는 친구 K(22)씨와 함께 지난 1학기에 교양과목 '영화의 이해' 수업을 들었고, 최근 B학점을 받았다. 이 과목을 몇 차례 재수강까지 했으나 좋은 학점을 받지 못했던 A씨는 "이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은 친구 K가 동의했으니 K의 학점과 내 학점을 바꿔달라"고 제의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은 강사 O씨는 둘 사이의 우정(?)에 감탄, 아무런 확인 절차없이 임의로 두 학생의 성적을 바꿔줬다. 이 같은 사정을 모르고 있던 K씨는 며칠 뒤 자신의 학점이 A학점에서 B학점으로 강등된 사실을 발견하고 탐문한 끝에 친구 A씨가 자신의 성적과 바꿔치기한 사실을 알아낸 뒤 강사 O씨를 찾아가 "성적을 원상회복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K씨의 항의를 받은 뒤에야 A씨가 거짓말을 한 사실을 안 강사 O씨는 두 학생의 성적을 다시 원 상태로 정정했다.

그러나 친구 A씨와 강사 O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K씨는 이 대학 홈페이지에 두 사람의 실명을 거론하며 고발하는 글을 띄웠다. 대학 인터넷 게시판에 이 같은 글이 뜨자 A씨와 강사 O씨에 대한 비판의 글과 함께 대학가의 커닝, 리포트·논문 표절 등에 대한 자성과 비판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 대학 상경계열 4학년 김모(23)씨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아탑이 부정과 비리, 윤리의식조차 상실돼 가고 있다"고 분노했다.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학측은 학점 바꿔치기를 요구한 A씨와 강사 O씨에 대해 경위서를 받은 뒤 징계 조치키로 했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적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시험과 관련해서는 엄격한 관리를 하고 위반자에 대해선 엄중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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