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서정적인 드라마와 톡톡 튀는 트렌디 드라마. 20·30대 젊은 여성 시청자들의 선택은 후자 쪽으로 기울었다.MBC '옥탑방 고양이'와 KBS2 '여름향기'가 처음 맞붙은 7일 밤 접전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첫 대결은 '옥탑방…'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에서 '옥탑방 고양이'는 25.1%를 기록, 5주 연속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여름향기'의 첫 회 시청률은 9.3%에 그쳤다.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옥탑방…'이 26.6%, '여름향기'가 10.8%였다.
TNS는 KBS2 '아내'를 보던 시청자층이 SBS '야인시대'로 일부 옮겨갔고, '여름향기'가 기존의 20·30대 여성 시청자를 '옥탑방…'에 빼앗긴 모양새가 됐다고 분석했다. 성·연령별 시청률은 40대 여성 5.3%, 50대 이상 여성 11.6% 정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세대 동거 남녀의 밀고 당기는 사랑싸움을 경쾌하게 그린 '옥탑방…'은 지난주 동준(이현우)과 정은(정다빈)의 키스 장면으로 끝맺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이번 주부터는 본격적 삼각관계 구도를 통해 경민과 정은의 갈등을 심화하는 전략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반면 '가을동화' '겨울연가'에 이은 윤석호 PD의 세 번째 계절 연작드라마라는 점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렀던 '여름향기'는 빼어난 영상과 동화 같은 설정으로 초반부터 감성적으로 접근했는데도 시청자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방영 직전 대규모 홍보에 나섰던 '여름향기' 제작진도 저조한 시청률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제작진은 "방송이 끝난 뒤 밤 11시부터 1시간 사이에 무려 250만 명이 '여름향기' 홈페이지에 다녀가 서버가 잠시 다운됐을 정도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컸다"며 "그러나 무료 VOD서비스가 제공되는 '여름향기'는 인터넷으로 보고, '옥탑방…'은 TV로 보는 시청자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옥탑방…'이 종영하는 22일 이후에는 20·30대 여성 시청자들이 발길을 돌려 줄 것으로 기대했다.
"'옥탑방'을 사수하자" "냄새나는 고양이들 좀 가둬". 두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은 이미 열혈 팬 사이의 설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여름향기'의 갈등구조가 본격화하는 다음주부터는 '옥탑방…'과 '여름향기'의 치열한 경쟁이 한여름 밤 열기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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