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학습법과 건강이다. 황치혁 황&리 한의원장 겸 수능컨설턴트는 두 문제에 답할 수 있는 전문가이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후 한국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36세에 경희대 한의대에 입학, 한의사가 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2번의 입시와 늦깎이 공부를 통해 체득한 '단기간 성적 향상법'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강남에서 과외교사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이 경험을 살려 올 초 서울 대치동에 개설한 한의원에 '수험생 클리닉'을 개설했고 '수험생 어머니들이여 프로매니저가 되라' 등의 책도 펴냈다. 한국일보는 매주 수요일자 교육면에 황원장의 컬럼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지난 해 서울대 합격자 발표일. 내가 상담했던 두 학생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회대에 합격한 K군의 집안은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고, 경영학과를 지원했다 낙방한 P군의 집은 초상집이었다. 학교나 주변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그들의 공부 전반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던 내겐 당연한 결과였다. 예측의 근거는 점쟁이 같은 특수능력이 아니라 두 사람의 시간관리상 차이였다. 처음 봤을 때 두 사람은 성적말고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 무계획한 공부였다.
두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공부시간을 조정하거나 기록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먼저 K에게 먹혀 들기 시작했다. 수학에 유난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던 K에게 수학공부시간을 빼내 부족한 언어와 과탐으로 돌리게 했다. 바로 성적표는 안정을 되찾으면서 제 궤도로 올라섰다. 반면 P는 도무지 시간계획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항상 만점이던 영어에서 77점을 받아 낙방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영어실력을 과신해 '하루 20분이라도 영어소설을 읽어 감을 유지하라'던 충고를 무시한 결과였다.
공부에서 계획표 작성은 결정적이다. 계획표 작성과 실행여부에 따라 대학이 달라질 수도 있다. 계획표는 단위시간당 가장 점수를 많이 올릴 수 있는 과목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시간당 효율을 최고로 높일 수 있는 디딤돌인 셈이다.
평균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계획표를 잘 활용한다. 서울대 법대와 의대, 경희대 한의대생 1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공부방법을 조사한 '대한민국 0.1%'라는 책을 쓰면서 확실하게 느낀 점이다. 상위 0.1%의 학생들은 91%가 계획을 짜고 58%가 반드시 실천했지만 강남의 보통 학생들은 계획표를 작성한 88명(88%)중에서 실천하는 학생들은 11명에 불과했다.
/황&리 한의원장 겸 수능컨설턴트 sunspap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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