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생산되는 코란도와 구별하기 위해 흔히 '구코'라고 불리는 구형 코란도는 국내 자동차계에서 클래식카로 인정 받는 모델이다. 오프로드 마니아들이 아직도 험로 주행에 가장 적합한 차량으로 손꼽을 정도로 코란도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오프로드 동호회인 스카이라인(cafe.daum.net/SkyLine)에서 웹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조용민(29)씨는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3년 전 93년식 구형 코란도를 어렵게 구입했다.
그가 내건 차량 구입조건은 코란도일 것 소프트톱일 것 중고차지만 순정 상태일 것 등이었다. 소프트톱은 전고가 낮고 차체도 가벼워 오프로드에 적합한데다 차량을 꾸밀 때 아무런 튜닝이 되지 않은 순정 차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건에 맞는 차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조씨는 비행기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 차를 몰고 올라왔다. 즉시 오프로드를 위한 차량 만들기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차체를 170㎜ 가량 올리고 바퀴는 33인치 머드타이어로 갈아 끼웠다. 또 바퀴가 커지면 주행할 때 힘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기어 비율을 조정하고, 조향시 바퀴와 차체의 간섭현상을 막기 위한 허브 스페이스를 달았다. 튀어나온 바퀴에 맞게 펜더도 광폭으로 바꿨다. 시트는 경사진 길이나 험로를 지날 때 운전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좌우 지지대가 달린 것으로 교체했다. 여기에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차가 밀리지 않도록 하는 논슬립 록커장치, 강한 충격에도 적절하게 완충작용을 하는 쇽 업소버 등 오프로드를 위한 장치들을 완벽하게 갖췄다. 차를 꾸미는 데 얼마나 투자했느냐는 질문에 조 씨는 "오디오만 400만원 가량 들었고 나머지는 밝힐 수 없다"며 입을 다문다.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 수 있겠느냐"며 "차령이 10년을 넘겼지만 계속 아끼며 타다가 대를 물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역회사 영업 담당인 조씨는 거래처를 방문할 때도 코란도를 타고 간다. 거래처 사람들에게 자신을 각인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단다. 금방이라도 야성을 드러내며 뛰쳐나갈 것 같은 코란도와 함께 서 있는 말끔한 넥타이 차림의 차주가 묘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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